11/23/2014

겨울 호수.. 그리고 장 그르니에 의 '섬' , Lake Ontario Toronto Dec 13 2008

벌써 또 한주를 마감하며 와인 한잔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번에 이미 소개했지만 Chateau de la Gardine 2010 은 정말 맛있다.그리 달지도 떫지도 않지만 정말 향기롭고 진하고 거품도, 색상도 좋다, 사실 이 와인을 마시고 싶어 한주가 빨리 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해도 과하지 않다. 내 나름 정한 룰에 따라 한주를 열심히 잘 보냈을 경우, 내가 내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이 와인 한병인 것이다 ㅎ

이제 내게는 얼마나 많은 '한주.. a week' 가 남아 있을까.. 젊었을때는 정말 그 '한 주' 들을 계산해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수없이 많이 남은 그 한 주들을 위해 호기 찬 브라보를 외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남은 날들을 예상해 보고 싶지도, 그리고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 그 날들을 세어보고 샆지도 않지만.. 그 한주 한주, 하루, 하루.. 잘 자고 일어나 맞이하는 그 나날의 아침이 참 소중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심지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바다 많큼 넓은 온타리오 호수의 겨울은 다분히 미학적이고 철학적이기도 한데,
겨울인 만큼 매우 實存的이기도 하다. ㅎ

삭풍이 몰아치는 아무도 없는 겨울 해변가..
이 신선하고 독특한 공간 속을 천천히 걷는 것 그 자체가 그렇다.

내가 살아서 걷고 있음이..
겨울의 칼바람을 거슬러 한 걸음씩 옮기며 폐부 깊숙히 숨을 들이 쉬는 그것이..  그런거다.


깨끗한 수평선이 옅은 노을로 물들어가는 초 저녁..
낮은 구름이 가득 몰려오는 이 저녁에 갈매기들은 많은 비를 예상하듯
불안한 날개 짓으로 밤을 맞을 준비를 한다.


.. It was fresh though it's so cold and stormy.
The Artic wind blew everything away from my mind and brain..



It was amazing to see that the ice wall had been being formed at the beach.
It looked like somewhere in Artic areas indeed.

Since the beach is for Lake Ontario, the fresh water could easily turn into ice in winter time.




오래 전 선물로 받은 책 '섬'이 생각난다.

1933년 출간된 장 그르니에의 섬(Les Îles)에 너무 감동받아
까뮈는 그의 첫 작품  '안과 겉(L'enverse et l'endroit)' 을 그의 스승이었던 그르니에 에게 헌정한다.
그르니에의 제자이자 인생 친구였던 까뮈는 '섬'을 매우 사랑했다.

80년대 초 나의 대학시절.. 실존적 허무주의는 당시 한국의 폭압적 정치적 시대상에 비춰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사조였는데
너무나 진지해 오히려 담백하게 다가왔던 알베르 까뮈의 작품들은
그의 숨소리 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이 했었다.

섬.. 을 읽는 동안은 그저 마음이 편안했던 것 같았다.
따사라롭고 나른한.. 그리 진하지 않은 묽은 커피 향을 맡으며
다리와 허리를 쭉 펴고 선탠을 즐기는 심정..
뭐 그런 느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어린 학창 시절 같았다면 한단어 한단어 한 문장 한 문장,
우적 우적.. 쓰디 쓰게 씹어먹으며 너무나 진지하게 받아들였을 내용들을
이젠 가볍고 경쾌까지 할 정도로 잘도 넘어 갔던 것 같다.
이젠 나이가.. 연륜이.. 그 많큼 쌓여버린게다.

사제 지간으로 만나 서로를 흠모한 장 그르니에와 까뮈는
이 후 각자의 이데올로기적 노선 차이를 분명히 가지며 서로의 세계를 지향했는데..

그르니에는 자뭇 道家적이면서 관조적, 묵상적 입장에서의 철학적 삶을 추구했다.

....

인간이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통과해 가야 하는 저 엄청난 고독들 속에는
어떤 특별히 중요한 장소들과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 장소, 그 순간에 우리가 바라본 어떤 고장의 풍경은,
마치 위대한 음악가가 평범한 악기를 탄주하여 그 악기의 위력을 자기 자신에게 묻자
그대로 <계시하여> 보이듯이, 우리들 영혼을 뒤흔들어 놓는다.


이 엉뚱한 인식이야말로 모든 인식 중에서도 참된 것이다.,
즉,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잊었던 친구를 만나서 깜짝 놀라듯이 어떤 낯설은 도시를 앞에 두고 깜짝 놀랄 때
우리가 바라보게 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다...

'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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