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2014

천사의 깃털.. , Rolling Hills Golf Stouffville Toronto Sep 15 2010




한참을 걸어올라온 페어웨이엔 신선한 깃털들이 사뿐히 앉아 있었다.

천사가 너무 황급히 하늘로 오르느라 그의 날개 깃들이 몇개 떨어져 버린 게 분명하다.
깃털이야.. 뭐 금방 다시 돋아 나겠지..

천사는 역시 존 트라볼타 표 천사가 제격이다.
젖은 강아지가 제몸통을 마구 흔들어 물을 털어내듯
깃털들을 이리 저리 날리며 꾸역 꾸역 하늘로 되돌아 갔을진데.. ㅋ

철새의 깃털을 보며 천사를 떠올릴 수 있는 건 순전히 그 익살맞은 존 트라볼타 때문이다.
아님, 그저 녀석들이 지구촌을 날아 드나들며 퍼뜨릴지도 모르는 역병이 생각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생명의 아름다운 흔적을 보며 조류 독감이나 구제역과 같은 pandemic 역병이 떠 올려 진다는사실은 참 잔인한 건데..
다행히 난 천사를 떠올렸다.


깃털을 보니 사람 좋은.. 너무 좋아 좀 바보같아 보이는 탐 행크스.. 포레스트 검프 역시 떠 올랐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찾아왔지만.. 아직 단풍은 이르다.



잡초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아니 터무니 없을 정도의 생명력을 가진 야생풀들을 그저 잡초라 칭해야 할런지도 모른다.
마치 수생식물 처럼 물 속에서도 저리 잘 자란다.

그들의 생명력에 경의를 보내며 찬양해야 마땅할텐데,  사람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모양이 아니라고.. 자신들이 선호하는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항상 이긴다고, 보이는 족족 다 뽑아 없앤다.

지극정성 보살핌을 당하며 인간들보다 더 비싼 음식을 먹기도 하는 애완동물들 같은 응석이 있을 수 없고,
인간의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아리따운 면도 없으며, 화려한 자태로 제 주인을 뽐내게 하지도 못한다.

학생시절 보안법 위반으로 온갖 고문을 당한 후 무기징역에 처해진 황대권이 감옥에서 쓴 '야생초 편지'를 보면
雜草 즉 아직 그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풀 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는 감옥에서의 사색을 통해 자신의 신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 신체를 이루는 각 부문들의 기능적 조화가 얼마나 신비롭게 이루어져 가는지를 깊이 깨닫게 된다.

독방에 갖혀 지내면서 그는 쇠창살을 통해 날아드는 한마리의 모기나 파리, 메뚜기등이 얼마나 소중한 생명인지,
또 각 개체들이 소우주를 형성하며 생태계의 저변을 조화롭게 이루어 가는 것이
얼마나 깊고 오묘한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며 감사했다.

뙤약볕이 쪼이는 교도소 운동장 어느 곳에선가 자라 나오는 이름 모를 풀들과 꽃들을 바라보며
그 작고 소중한 아름다운 생명들을 관찰해가며 그는 일기 형식의 글을 엮어간다.

출소 후 그는 풀뿌리 생태운동가로서
우리 생태계 저변을 이루는 민초성 생태에 관심을 가지며 살아가게 된다.

내가 토론토에서 처음 살았던 집 바로 앞에 토론토 교육청이 있었는데
그곳의 앞 정원에는 저런 잡초들을 그대로 자라게 놔뒀었다.

이후 녀석들이 푸르디 푸른 기운으로 한껏 자라 올라서 갈대 만큼 키가 커졌을때는
그 모습은 마치 정원사가 정성스레 가꿔논 작품을 보는 듯 했다.

우리는 저 녀석들이 제대로 자라기 전에 제거해버리기 때문에
다 자라고 난 다음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지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것이다.





짧은 홀들이 많은 이 곳 Challenge 코스에서 난 오늘 세계의 버디를 잡았다.
2nd hit 에 그린 에지로 올라온 이글 기회를 맞아 괜히 이뻐 보이는 공을 위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대치동 살때 아파트 실내 연습장에서 파란 색이 마음에 들어 산 캘러웨이 퍼터..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이젠 같이 늙어 가는 정다운 친구다.



어디서나 쉽게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이곳 캐나다 동부의 지형이 난 참 마음에 든다.
푸른 하늘도 좋지만 오늘 같이 구름이 층층이 낮게 깔린 모습은 정말 멋지다.

한국은 어딜 보나 어여쁜 산과 소박한 들 그리고 작은 여울들이 많아 너무 좋았었고
이곳은 널찍 널찍한 스케일의 장대함과 깨끗함이 너무 좋다.



사실 어느 나라 어느 구석에 살고 있건 삶의 형태와 스타일은 그리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닌 것 같다.

기본적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진 안전한 국가의 형태를 가진 나라 라면,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곧게 서 있다 자신 한다면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을 하고 살아도 의연하고 품위가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더 자신을 잘 추스리는 일에 힘써야 함을 다짐하기도 한다.

젊어서 한껏 들떠 세상 모든 거 다 할 수 있을 듯 날아 다닐때는 오히려 쉬웠다.

제데로 나이가 들대로 들어 곱게 늙어가는 거.. 성숙하게 나이들어 가는 거.. 절대 쉬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stay cool~~

1 comment:

  1. Anonymous10/29/2014

    흔적 남기고 갑니다. 골프를 아주 잘하셨군요. 저도 요즘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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