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1/2014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은.. almost a paradise.., Canoe Lake Algonquin Ontario, Jul 2011

사실 파라다이스는 물리적 쾌적함과 더불어 의식주의 걱정거리가 전무한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이곳 저곳에서 발생되는 문제들, 그로 인한 스트레스, 그러한 내외부 압력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
또 그 노력에 따르는 문제 해결에 기인하는 자족감, 배가되는 자신감, 쌓아지는 연륜, 조금씩 더 깊어가는 혜안..
그러면서 잠시의 휴식 시간이 가져다주는 나른한 행복감..
결국 온갖 종류의 문제들로 가득한 인생살이에서 그 대소의 문제들을 풀어가면서 누적되어가는 작은 행복들에 대한 추억 거리들을 
커피잔의 따스함을 두손바닥으로 느끼면서 가끔씩 떠올려 볼 수 있는 정도의 여유만 있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일 것이다.



구름과 달은 언제나 똑같지만
계곡과 산은 매번 다른 모습.
복된 거야, 그래서 복된 거야.
이게 하나인가 아니면 둘인가.

雲月是同 溪山各異
萬福萬福 是一是二

말은 사실을 펼쳐 보일 수 없고
말로는 지혜의 작용에 계합할 수 없다.
말을 좇으면 잃고
문구에 매달리면 혼미해질 뿐이다.

言事展事 語不投機
承言者喪 滯句者迷

조주 화상에게 한 수행자가 찾아와 물었다.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화상은 이렇게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 이니라."




- 無門關 중에서..





달마가 동쪽으로 가던.. 서쪽에서 오던..
내게는 두세시간 만 가면 찾을 수 있는 나만의 천국이 있을 뿐이다.

이곳은 내가 이제 껏 살면서 그려온 자연의 이상적 이미지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청초하게 솟아오른 수초위를 미끌어지듯 지나며

어여쁜 연꽃을 찾아 천천히 카누를 저어가는 몸짓이 좋고..
찬란한 아침 태양에 눈 부셔하며
살랑이는 잔 물결에 반사되어 얼굴에 와 닿는 햇살의 간지러움이 좋고..

수백, 수천, 수백 만년을 넘어 깨끗하고 건강한,
그래서 다들 행복이 넘치는 생명들이 이어져 오는 곳..

物我一體의 욕심을 한껏 부려 나 역시 맑고 건강해지려 애쓴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수련들의 주변을 천천히 돌며 보고 또 보고.. 이토록 아름답고 고귀한 생명체들의 숨결을 느끼며 그저 멍하니.. 떠 있고 싶었다.
...

새벽 3시에 일어나, 세시간을 넘게 달려와, 8시간 여에 걸친 노 젓기,
세번의 수영, 그리고 무인도 정상에서의 하이킹 까기..
하지만.. 신기했던 것은.. 전혀 허기가 지지 않았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칼로리를 소모했던 이 긴긴 하루동안
먹은 것이라곤 점심으로 간단한 샌드위치와 오렌지 두개..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하이웨이 휴게소에서의 햄버거 하나가 전부 였는데..

더군다나 신기했던 것은 평소 그 좋아하던 시원한 맥주 조차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거다.
산들바람이 있었지만 강렬한 햇살아래의 강행군이었는데.. 갈증조차 나질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온몸과 영혼으로 대하며 느꼈던 충만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햇살과 호수의 물살, 시리디 푸른 하늘과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 가득한 숲..
그 사이를 채우고 이어주는 싱그러운 산들 바람.. 상쾌함, 즐거움, 이어지는 감탄.. 그리고 감사.. 감사.. 또 감사..

이러한 충만함에 허기가 질 이유가 전혀 없었던 거다..



stay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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