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색 가로등불 사이로 거칠 것 없이 날리는 눈송이들의 향연..
보는 이들의 심상에 따라,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그 광폭함에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기도 할 이러한 눈보라는
어머니 자연이 가져다 주는 계절적 단호함이자
다음 계절을 위한 만물들의 필수 자양분이기도 하다.
다음 계절을 위한 만물들의 필수 자양분이기도 하다.
Tchaikovsky - Piano Concerto 1 - B Flat Minor
광폭한 눈 폭풍 블리져드(blizzard) 가 멋지고 아름답게 느껴질때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콘체르토 1번이 제격인 거다.. ㅎ
엄청난 폭설에 뉴욕과 보스톤은 또 다시 도시의 기능이 잠시 마비되었고
호주의 브리스번은 사상 초유의 홍수를 맞아 온 도시가 물에 잠겼다..
편의성이 극대화된 도시라는 공간을 구축하며 살아오는 인간의 입장에서
언뜻 보기에 광폭하고도 제어 불가능한 그래서 전혀 달갑지 않은 이러한 자연의 극단적 현상은,
허지만 자연의 입장에서는 왜곡된 전 지구적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조화적 힘일 따름이다.
동방신기.. 마법의 성.. :p
인간의 개인적 혹은 집단적 폭력성은 빠른 시간안에 조화를 부셔 버리기 위해 주로 구사되는 반면
자연 현상의 극단적 발현은 깨진 조화를 복원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인 거다.
도시에 살고 있는 난, 가끔 운좋게 맞닥드릴 수 있는 자연의 이런 긍정적이고도 생산적인 광폭함 앞에
극도의 경외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끽해야 따뜻하고 안전한 달리는 차안에서 그 역동적 모습을 담아보려 애쓰는 것이
고작이긴 하지만.. ㅎ
고작이긴 하지만.. ㅎ
아리조나 투산에서의 비극적 총격 사건으로 미국의 정치와 언론계는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있다.
극단적 선동 정치를 통해 상대 당과 의원들을 몰아 붙여 왔던 미국의 공화당 계 인사들과 보수 언론이
일차 비난이 대상이 되었고 정신이 불안정한 시민에 대한 총기 판매 금지 등 해 묵은 논의가 재현되고 있다.
캐나다 정치계 역시,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향후 정치판이 어떻게 변화되어 갈것인지 예측이 분분하다.
비극의 주인공인 아리조나의 여 하원의원이 추구해 왔던 노선이
중도적이고 온화한 정치 풍토 조성이었던 만큼
중도적이고 온화한 정치 풍토 조성이었던 만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금은 더성숙된 정치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지 않을 까.. 기대도 해 본다.
불과 몇 주전 파키스탄에서도 이슬람 신성모독죄 관련 조항 완화와 인권을 위해 노력하던
한 유력 인사가 자신의 경호원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고,
그 살인자는 영웅으로 대접받게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유력 인사가 자신의 경호원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고,
그 살인자는 영웅으로 대접받게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화를 거부하고 공존을 위협하는 인간의 극악한 활동들은 오늘도 도처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정치의 기치 아래, 체제의 불안한 존립을 위해 또 개인의 사욕을 위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
인간 세상은 서글프고 억울하고 불공정하고 사악한 일들로 차고 넘치지만..
간혹 나타나는 선한 인간들, 멋진 인간들.. 더군다나 위대 하기까지 한 인간들을 보며
인류가 지금껏 마구잡이로 열어 젖혀가고 있기는 하지만
지구상에서의 인류의 족적에 대한 해피 엔딩적 희망을 다 버릴 수는 없다.
..
하지만 주변 자연이 아직 여유가 많았던 내 어릴 적과 비교해서도
그 희망의 두께가 많이 엷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많아지는 인류의 머릿수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갈되어가는 자원과
그 필수 자원들을 놓고 벌이는 인간집단의 행태들을 보면
범 인류적 공존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은 말도 안되는.. 허황된 것 쯤으로 생각되게도 한다..
어항을 건져 올리면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얇은 유리 어항에 가득 차 퍼덕이던 그 아름답던 피라미들
논둑을 걸어 지나가기만 해도 후드득 저편으로 날아 오르던 그 많던 메뚜기들..
동해안 어느 해수욕장 얕은 해변가... 파도에 밀리며 바다 모래 속을 손바닥으로 잠시 훓기만 해도
손에 한 움큼씩 잡히던 그 매끈하고 단단했던 조개들..
다 어딜 갔을까..
어떻게 채 반세기도 지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 소중한 것들이 다 사라질 수 있을까...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러운 고갯길을 내려 오며 우연히 담게된 오래된 나무의 모습..
서양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난 나무의 모습을 한 이 나무는
다음 날 사진 작업을 하는 가운데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다분히 동화적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을 보며 웃음이 나오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까지 했는데..
..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자랄 수 있었을까..
사방이 개방된 개활지에서 주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자라나는 나무들은
거의 구형 혹은 원추형을 이룬다.
거의 구형 혹은 원추형을 이룬다.
부피의 용적이 가장 크게 형성되는 球 의 형태로 광합성을 위한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잎을 피우며 성장할 수 있는 형태가 구형인 것인데..
저런 사람 모양으로 자라 날려면, 관련 부위에 몇번의 벼락을 맞아 변형을 거듭하면서,
또 계곡의 회오리 모양의 칼 바람을 맞으며, 또 응달을 벗어나 어떻게든 최대한 햇살을 취하려는
나무 나름대로의 절실한 공간 기하학적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ㅎ
가로등 불빛과 나무 가지 그리고 촘촘한 눈보라가 연출하는 매우 독특하고 환상적 분위기는
캐나다에 살면서 겨울에 내가 가장 고마와 하며 즐기는 장면 중 하나다.
집사람이 운전하는 따뜻한 차안에 편안히 앉아 눈보라 치는 바깥 세상을 보며 즐거워 한다..
.. 이거 멋있지? 응? 하며 뷰화인더를 내밀면
.. 당신 그런 비슷한 장면들 이제까지 한 만장 쯤 찍었을 거야..
.. 맞아.. ㅋ
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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