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오리엔테이션.. , Convocation Hall 토론토 공대 Sep 1 2011

토론토 공대에 합격한 학생들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

신입생들이 입학 후 처음으로 받게될 학점에 대한 소개가 재미있었다.

.. 고등학교에서 80점대 ~ 90점대를 받은 학생이었다면, 

   우리 토론토 공대에서는 60점 대 ~ 70점 대를 예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자녀가 첫 학기에 60 점대의 성적표를 받아 올 경우,

   놀라지 마시고, 그저 'Fantastic!! 너무 잘했네~~!! ' 라고 칭찬해 주시면 됩니다. ㅎ

참석자들은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내심 긴장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평균 60점이 넘지 못하면 다음 학기 진학을 못하고 유급할수 밖에 없는 사실도 알기 때문에.. ㅋ

또한, 학점 부여는 상대 평가가 철저히 적용되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까지 뛰어난 학업 성취를 이루어 왔더라도 더 똑똑한 학우들에 둘러 쌓여있다면

좋은 성적을 받기가 전혀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공대 전체 합격생들의 고등학교 졸업 평균은 90.67..
13개국에서 1,300 여명의 전도 유망한 젊은이들과 그 가족들이 모인 자리다.

히잡을 쓴 중동계 아낙들의 모습, 중국계, 유럽계 백인, 러시아 계, 한국계 그리고 많은 인도계..

아이가 사귀게 될 이 많은 나라의 서로 다른 관습과 문화 그리고 언어를 가진 친구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 왔다. 학업을 통해서는 물론이겠지만 또래 친구들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서나
그룹 스터디 과정에서나, 또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또 얼마나 많은 걸 배울지..

토론토 공대는 설립된지 150년이 넘었고 공대 ranking 은 세계 20위 내에 속해 있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Convocation Hall 역시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는데
중앙에는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자리하고 있었고, 오페라 하우스 같은 레이아웃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튼튼한 철제 프레임과 단단한 나무 등받이, 그리고 귀족적인 초록색 가죽으로 만들어진 의자들은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이곳에 앉아 '오페라의 유령' 을 보면 잘 어울릴 것이란 생각과 함께.. ㅎ

얼마나 잘 관리를 했는지 반들 반들 윤이 흐르는 의자들은
앉을 때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날 뿐, 파손된 곳이나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백수십 여년이 흐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자리에 앉아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졸업의 영예를 안았을 지.. 졸업생 수는 입학생 수에 비해 훨씬 적었겠지만.. ㅎ

윗층으로 오르는 나선형 계단도 멋과 품위가 줄줄 흐른다.

딸아이의 입학 오리엔테이션에 와서 건축물에 대한 감탄만 해대는 아빠.. 좀 웃긴다.. ㅎ

딸래미 는 내용이 별것 없을 거라고 아빠만 보내고 본인은 정작 오지도 않았다. 휴..


Wallace & Gromit Theme


당차긴 하지만 도데체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말괄량이 소녀가
이제 저 혼자 스스로 모든 걸 선택하고 책임지는 대학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학업 쌓기라는 무척 고되지만 너무도 값진 과정을 통해 몰랐던 많은 것들을 깨달아 감을 즐기길 바라고,
많은 좋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친구들과 여러 나라를 여행할 기회도 가질 것이며 ,
연구 프로젝트나 교환 학생등으로 학업의 깊이도 쌓아갈 것이며,
이래 저래 제 하고 싶은 만큼 학업과 연구에 매진 한 후..

영광스러운 졸업생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와 있을 딸 아이를 미리 떠올려 본다.
입학도 하기 전에 졸업을 생각하다니.. 황당한 아빠로세.. ㅎ

오늘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던 Convocation Hall의 모습..

Bon voyage my d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