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서른 중반 쯤 되어 보이는 윈스턴은
말수가 적고 조금은 수줍음을 타는 듯한 젊은 일꾼이다.
내가 왜 맥주를 마시고 있던 그에게 사냥 이야기를 꺼냈는 지 알수 없지만,
우리의 첫 화제는 사냥(hunting)이었다.
뻑 하면 아프니, 뭐하니 해서 나오지 않는 우리 호텔의 커내디언 아줌마 바텐더들 때문에,
난 간혹 혹은 자주, 바텐더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곳 옥스보우(Oxbow) 타운의
여러 종류의 인간들을 관찰하거나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내가 내키거나 아니거나, 혼자 카운터에 앉아 멀거니 맥주를 홀짝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저 오늘은 어땠나.. 정도로 말을 붙이다 보면 금방 친해질 수도 있고,
제 수다만 늘어 놓는 통에 말을 끊을 기회를 찾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윈스턴은 열네살 정도 때 부터 본격적으로 사냥을 햇다고 했는데,
그가 사냥 이야기를 할때는 짖궂음과 흥분이 약간 섞인 홍조 띤 얼굴로 화했다.
부친 때 부터 농장을 하는 지주를 도와 농장일을 해오고 있었는데,
학교 때 부터 동네 사냥꾼으로 유명했다고 했다.
밤새도록 올무를 놓아 사슴과 족제비, 혹은 수달들을 사냥해 용돈을 벌곤 했었다는데,
그는 픽업 트럭을 몰고 올무 놓을 곳들을 돌며 사냥감들을 수거한 후에서야 학교에
등교하곤 했다는데 그의 트럭 짐칸을 본 선생들이 기가 막혀 하곤 했다 한다.
난, 윈스턴에게 토론토에서 온 포토그래퍼라 소개하며, 기회가 된다면 사냥을 나갈 때
내가 동행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는 한동안 생각하더니, 아마 사냥 멤버들이 반기지 않을 거라는 말로 말문을 다시 열었다.
넓디 넓은 사냥터에 익숙하지 않는 낯선이가 동행하여 사냥에 주의가 흐트려지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사냥터의 소유지인 목장주 혹은 농장주가
사냥꾼 일행들에 대해 일일히 사냥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 즉 목장주의 선호도에 따라
일행 중 어떤이들은 사냥 허락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말했다.
무엇보다, 목장과 농장일이 주인 소위 red neck 들인 이곳 사람들의 보수성은
타지 인들에 전혀 개방적이지 않는 다는 사실이었다.
난 그저, just in case, 혹시 나같은 사진하는 사람이 동행하는 것에 호의적이거나,
개의치 않는 그룹이 있다면 알려 달라는 정도로 말을 맺었다.
그에 따르면, 올해의 본격 사냥철은 11월 3째 주에 시작되는데, 첫 주는 이곳 사스카츄완
주민만이 대상이고 차주 부터 캐나다의 타주 사람들과 미국인들도 사냥을 할 수 있다.
... 계속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