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3/2012

후다닥 차려 먹는 식사.. ㅎ, at home Apr 3 2012



아들 녀석을 데리러 학교엘 갔는데,
아빠가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던 터라
길이 엇갈려 20분이나 기다리다 허탕을 쳤다.
수업 끝나는 종이 울리고 나면 열개가 넘는 문으로 아이들은 제 맘대로 걸어 나오기 때문에
약속을 하지 않으면 어느 문으로 나와 사라지는 지 알기가 힘든 학교다.
집에 들어와 보니 녀석은 벌써 버스를 타고 집에 당도해 있었다. 으이구..

내가 곺은 차에 후다닥 내 식대로 식사를 만들었다.
비주얼에 꽤 신경을 써서 그럴듯 해 보이지만,
그저 있는 거 썰어내고 햄과 달걀 정도만 fry pan 에 지져냈을 따름이다.

보기에 이뻐, 접시를 들고 아들 녀석에게 자랑을 하러 갔더니 반응이 좋았는데,
배가 부르다던 녀석이 한 2분 후 쯤 후다닥 내려와 아빠가 이미 시작한 식사를 다 먹어 버렸다.
난 똑같은 버전을 또 만들고..

아들 녀석과 이렇게 집에 있으니 좋다.. ㅎ


오늘은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아침일찍 아들 녀석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트렁크에는 자전거와 골프 백을 실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도론토 섬까지의 생태 투어를 하는 것이 좋은지,
오랫만에 제대로 개장한 Don Valley 클럽에서 골프를 치는 게 좋을지..
주저하다 둘 다 가져가 보기로 했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안했다.

마음이 오락가락 하다, 마침 다운타운에서 12시에 하는 무료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갔는데,
분명히 그 오래된 건물의 공연장이 Four Seasons Center 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내가 잘아는 토론토 토박이 캐내디언 아주머니과 그 이름의 공연장이 바로 그곳이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았는데도.. Yonge 과 Richmond 길에 있는 바로 그곳..

이런.. 오늘은 뭐가 잘 안되는 군.. 중얼거리며 마침 사고 싶었던 슈즈를 한 컬레 사 신고나서
오랫만에 시내 사진이나 찍자며 카메라를 빼들었는데..
이런.. 밧데리가 다되었다고 반짝이고 있었다. 맙소사..

어제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다 토론토 섬 주변을 카약을 타고 탐사를 떠나 보자 생각했는데
Harbourfront Kanoe & Kayak Center의 홈피를 찾아보니
기온이 13도 이하이면 규정에 따라 잠수복(wet suite)를 입어야 하며,
찬물에 빠졌을때 생존법에 대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해야만 카약을 렌트할 수 있다고 했다.
휴.. 그 조그만 배좀 타는데 무슨 교육씩이나 받아야 하나..
화요일, 오늘의 최고기온이 10도 였기 때문에 이 규정이 적용되는 날이었다.

해서, 카약은 접고, 자전거를 타거나, 백매고 걷거나.. 둘 중 하나를 하려 했는데..
하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안하고.. 집에 와서 아들과 식사를 하게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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