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3/2012

a long way to Albert's Ranch in Manitoba, near Roblin Manitoba Oct 31 2012



길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길은 시작되고..

제가 한참 지프에 빠져 한국의 산을 오르고, 들을 가로 지르고 그리고 강을 건너며 돌아 다닐때
제 스스로 지은 모토 였답니다.

우리는 언젠가 영원한 끝에서 더 이상 갈 곳을 찾을 수 없겠지만
이제까지의 길에서는 언제나 그 끝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곤 했지요..

엊그제는 마니토바라는 인근 주(Province)에 다녀 왔답니다.
거대한 목장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분인데, 그 넓은 곳은 주소조차 없어,
GPS 에 의지할 수도 없는 곳이었지요. 지형 지물과 주변의 형세등을 통해 찾아 가는 곳이었는데,
물론 비포장 길이었답니다. 두어시간을 헤매었지만 그 거대한 벌판에 바둑판 처럼 나있는 길들은 곧 저를 길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 전 제 애마를 마치 말인양 달리며 그 넓디 넓은 주변을 돌고 돌았는데.. 
Assiniboia 강도 건너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급경사 길도 오르락 거리고, 
비포장길이 점점 좁아지더니, 결국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돌아나오기도 하고.. ㅎ 
차가 온통 머드 팩을 뒤집어 썼지요.. 이휴.. ㅎ


전 길을 찾지 못해 초조한 마음과 함께 
그 거친길을 시속 90 km 가 넘는 속도로 좌충우돌 헤메고 돌아다녔답니다..


결국은 포기하고 제가 찾아가는 주인공인 Albert 에게 연락,
그가 자신의 트럭을 몰고 절 마중을 나오며 상황이 종료 되었답니다.
이미 그는 제가 길을 잃을 걸 예상하고 몇통의 voicemail 을 남겼더군요.. ㅎ

그의 목장에서 절 데리러 나온 알버트는 그의 트럭을 제 지프 옆에 대면서 
거의 다탄 꽁초를 물고선 예의 그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제게 소리쳤습니다.

"피터! 이곳 주변 투어링 잘했지! ㅎㅎ"
"oh, yeah.. ㅎ "
 ..

그의 목장 사무실에 당도해, 다시 만남을 서로 기뻐하며, 전 그에게 담배를 듬뿍 선물했고,
그는 그가 제대로 담근 정말 맛있는 보드카, 혹은 안동 소주 같은 향을 가진 밀주를 내놓아 서로 맛있게 마셨답니다.
그의 목장에서 담배를 사러 인근 타운으로 나오려면 아마 한시간 이상 그의 트럭을 몰아야 할겁니다.
그래서 전 그를 방문할때마다 그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담배의 대부분을 그의 오피스에 놔두곤 하지요.

대형 목장과 함께 많은 자산을 가진 알버트는 
이제 그의 취미를 살려 Home Made Sausage 와 Hamburger Patty 
그리고 각종 육류와 어류의 훈제 제품들을 그의 농장에서 만들어 냅니다.
그만의 레시피가 적용된 그의 제품들은 사스카츄완 주와 마니토바 각 도시로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그의 소박하지만 잘 유지되고 청결한 설비들은 캐나다 연방 정부의 인증까지 득한 
이곳에서 아주 알아주는 설비랍니다.

그래서 전 제 호텔의 레스토랑과 Catering 그리고 연회 비지니스에 소요되는 
각종 소시지 와 햄버거 패티들을 이곳에서 만들어 가기 위해 알버트를 방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길을 잃어 참피함을 무릅쓰고 그에게 구조를 요청한 것입니다.. ㅎ
길을 잠시 잃는 다는 것은.. 하지만 참 즐겁고 신나는 여정이기도 했답니다. 

떠나는 내게 알버트는 그가 만들어 이제 막 훈제가 끝난
무스(Moose) 소시지와 기러기(Canadian Goose) 소시지를 맛 보라 싸주었습니다. ㅎ


...


길이 아닌 곳.. 전혀 익숙치 않은 길.. 끝까지 달렸더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길이 나타나는 길..
가다 보니 유실되어 끊어져 버린 길.. 가치관이 바뀜과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길들..

우린 정말 많은 길들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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