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鐵驥를 타고 다닐때 부터
허무영 형님(신성통상)은 오프를 경험하고 싶어 하셨다.
3년이 지나 그 멋진 철기를 팔고
루니를 완성할 때까지형님은 한번도 시간을 내시지 못했다.
사업상 주로 다른 나라에서 시간을 보내실 수 밖에 없는 분 인지라
언젠가는 모실 수 있겠지..하는 마음이었다.
폭탄(박재국 기술사)은 요즘 무지하게 바쁘다.
서울대병원 증축 공사의 환경 시스템 감리 단장이라는 역할은
그에게서 오프의 기회를 거의 앗아가 버리기 충분한 것이었다.
바다((한창훈 http://offroad.co.kr/ )는 계속 고분 분투 중이었다.
돌박이 정민 돌보랴Offroad 사이트 운영하랴
그리고 나자빠져버린 랜드 크루져 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나...이렇게 전혀 판이한 삶의 모양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쪼개고 만들어 만났다.
2. 그곳에 가기까지
아름다운 밤이었다.
유일하게 오픈 탑(Open Top) 이었던 루니속의 형님과 나는
속도를 더해감에 따라휘몰아 치는밤바람의 싸늘함이 더해 갈수록
우리안에 내재해 있던 개개의 인간으로서의 자유로움 속으로
끝없이 빠져들어 갔다.
서울을 벗어나한적한 국도의 가로수 등불이여위어져 가면서
보이지 않던 밤하늘의 별들이더욱 많아졌고
주변의 검푸른 숲에서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대기는
우리를 이성과 가슴을동시에 차갑고 뜨겁게 했다.
음절 하나 하나 마다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조수미의 아리아는
루니의 중후한 기계음과 잘 어울렸다.
내가 젊었을적에는난 아무도 필요하지 않았지...
when I was young..
I didn't need anyone..
Kings Singers의 아카펠라는 이제 오십이 훌쩍 넘어버린
형님과 내 마음에아련하게 물결쳤다.
3. 아침가리골
세시간여의 On-road driving을 마치고
밤 10시경 비포장길로 접어들었고
분필가루 같은 흙먼지를 날리며우리는 아침가리골 입구로 접어들었다.
구룡덕봉으로의 진입로는 바리케이드가 가로막고 있었고
시간상 시도해 볼 수가 없었다.
온통 숲이고 계곡이었다.
밀림은 예쁘게 숲의 터널이형성되어 있었고
열목어가 사는 계곡은 충분한 수량을 유지하며 우렁차게 흐르고 있었다.
디젤의 무지 막지한 소리와 진동은 벌레들의 잠을 깨우기 충분했다.
아니 그들을 혼비백산케 했다.
헤드라이트와 서치라이트의불빛 역시
그들의 섬세한 감각기관을 아예 마비시켰으리라.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느닷없는 방문이
그들 시스템 전체를 흔들고 균형을 깰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들도 우리와 공존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 그들을 섭취할 수 밖에 없는포식자들의 chain이 형성되어
그 생태 시스템이 건강하듯
간혹 찾아오는우리와 같은 불청객들로 인해
그들은 더욱 강인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지구의 거시 생태계적 입장에서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
어떤 냄새를 풍기고 얼마만한 몸짓으로 어떤 주파수 대에서
의사를 소통위해 공기를 울려 대는지를알아야 하는 것이다.
자연보호와 환경보호를 너무나 극우적으로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결국 인간이 혜택을 보자는 것일 것이다.
결코 한마리의 벌레, 한포기의 풀 자체를살리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을 보존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유지하자는 것이다.
결국 인간보호인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보다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자연을 말한다.
인간 우월 주의가 빗어낸 왜곡된 시대흐름인 것 같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제 자체가인간의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공룡이 그랬듯이 인간은 인간의 방식대로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간다.
그러다 소멸되겠지. 공룡의 운명처럼 한 생물 개체의 생성과 소멸에는
분명한 사이클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흔적이 지구의 역사일 것이다.....
이러한 쓰잘데 없는 정신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아침가리골이 주는 즐거움이라 생각하니흐믓했다.
1시간여의 숲길 오프로드가 무르익어 가면서
루니속에는 온갖 애벌래와 나뭇가지 형태의 가지벌레
그리고 송충이, 풍뎅이 들이구석 구석에서 조물거렸다.
그들은 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우리와 아침가리의 오프를 함께했으나 인간의 존재를 알았고
인간이 어떠한 수단으로 공간을 빠르게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도 느꼈을 것이다....
형님은 뭐라 형용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흥분된 감성을 감추지 않았고
우리는 산소 샤워로 말끔히 씾겨진 몸과 마음으로
우리의 숙소인 내린천으로 향했다.
4. 내린천에서 갑둔으로
내린천 강가에서는바다 내외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목등심과 소세지 바베큐의푸짐한 저녁 식사가 있었고
황소가든 아줌마가 씻어다준 참나물의 싸한 향기가 좋았다.
바다의 12개월된 정민이는이미 꿈나라에 들어 있었다.
새벽 3시.
서치라이트가 비춰지는듯한 강렬한 햇살에 눈을 뜬것은 이미 여덟시 반이 지나서 였고
황소가든의 맛있는 김치찌개로아침 겸 점심을 든든하게 채운 후
우리는 소치분교 오프를 위해 갑둔으로 향했다..오전 11시.
짧은 국도를 벗어나 갑둔의 전술 훈련장으로 접어들자
목가적 풍경의 구릉지가 펼쳐졌고
유월답지 않은 따가운 햇살은형님과 나의 기분을 더없이 치솟게 했다.
5. M-48 전차와 병사들
우측 저지대 녹지에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것이 눈에 스친다 싶더니 이내 전차와 병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실로 오랫만에 보는 한국형 M-48 전차였다.
전차 회수차량의 호이스트에 의해 엔진이 통채로 풀밭으로 들려나온채 정비중이었다.
생각해 보시라.
코란도 만한 엔진이 전차의 등짝에서 꺼내어진채
이리저리 병사들에게 수술받고 있는 광경을
그것도 야전에서...
그 뒤에는 정말 잘 위장한 또 다른 전차가 포진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풀숲으로 생각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M-48은 정말 예쁘고 잘생긴 전차다.
이런 나의 표현을 전쟁광 쯤으로 여겨도 좋다.
하지만 그 강철 살상 무기의 쓰임새를 잠시 덮어두고 디자인만 바라보라.
섹시할 정도로 둥글고 매끄러운 포탑전차 운전병이 위치한
날카롭게 유선형을 이룬 하체의 전면
그리고 적당히 낮은 차체와 어디든 오르고 내릴수 있는 무한궤도와 강철 휠....
이 모든 상세 디자인 요소들로 인해
우리의 전차병들의생환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 비장한 아름다움은 어쩌면 남성으로서만 향유할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일수도 있겠다.
장남감 세트장 같은 전차들을 배경으로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은 안되다고 손을 저어대는 병사들 역시 뒷 배경 삼아
우리는 짓궂게 사진을 찍고야 말았다.
이후 우리는 여러대의 전차를 목격했고
또 바로 근접해 스치고 지나갔다.
압도적인 탱크의 발진음에 루니의 우렁찬 저음은
그저 귀여운 칭얼거림 정도로 묻혀 버렸다.
기계화 전술 훈련장이 되어버린 갑둔의 모습은
이렇게 한낮 뜨거운 햇살아래 펼쳐진 전차의 대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폐가 옆에서 잔뜩 웅크린 채로,
잘 구축된 진지속에서 떡 버티고 선채로,
개활지에서 나뭇가지로만 위장한채,
그리고 포탑을 뒤로한 채 후진하는 등등의 모습으로
그 잘 생긴 M-48 전차들은 우리를 무심하게 맞이하고 또 보내주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뒤로 하고소치 분교 입구를 찾아
신남으로 넘어가는좁은 산 등어리를 넘어야 했다..
8. 바다의 전복위기와 8274의 위용
다시 바위 구간과 밀림 구간을 어느 정도 진행했다 싶은 순간
9. Epilog
올 장마가 지나면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아끼자...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