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가 출국 이틀 전에 무사히 끝나고
난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 전화를 하게 되는데,
어찌 어찌하다 보니.. 다시 한번 더 보자! 로 발전되어 우린 다시 모였다. ㅎ
사실은 난 계현과 둘이서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하려 했었는데,
다시 모인 우리 친구들과 3차, 4차를 거쳐 결국 새벽 5시 까지 가게 된다.. 맙소사.. ㅎ
어쨓든 친구 영준의 제안으로 장충동 족발집에 모여
난 한달여 만에 '씹고 썰고 갈아내는' 치아 기능 테스트를 만족스레 마쳤고,
이어 이어진 옛날식 추억의 횟집에서의 회동..
이때 우리의 홍일점 연희가 합석하게 되는데
이 어여쁘고 바람직한 후배가 가져온 추억의 위스키가 있었으니..
조니 워커 블루.. ㅎ
양주가 일반적이기 않았던 학창시절, 조니 워커 레드는 위스키의 로망이었는데
지프 타던 시절 산 정상에 오르면 마시곤 하던 조니 워커 블랙를 지나
코발트 블루로 디자인된 조니 워커의 종결판, 블루 레이블은
샤갈과 피카소의 푸른 색을 좋아하던 내 어느 시절을 연상케 하곤 했었다.
조니 워커가 자아내는 부드러운 맛과 향이 내 안의 블루 들을 깨우기 시작했고
세월의 바람속에 조용히 나부끼던 아련한 추억의 깃발들은
먼 기억 이편에 서 있던 내 곁으로 이내 날아와 그 달콤 씁쓸한 바람으로 날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정말 오랫만에 만난 익종..
같은 물리학과 였지만 얼굴 보기 힘들었던 익종은 이후 NYU 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물리과는 나를 포함하여 기이한 인간들이 많았는데 물리과 사차원의 진정한 종결자 익종은
오늘도 역시 술은 한잔도 안하고, 해삼이나 멍게는 절대 안먹고,
회는 가능하면 안먹고, 곱창은 죽어도 먹지 않겠노라.. 했다. ㅋ
그는 내내 맑고 깨끗한 사이다로만 긴긴 회식 시간을 씩씩하게 버텼다. ㅎ
익종, 만나서 정말 반갑고 즐거웠다~~
결국 필름이 끊어졌었다는 후문 혹은 괴담이 있는데
누군가 진상조사가 끝나면 director's cut 한정판 으로 내게 그 특별판의 진면모를 알려 주길 바람.. ㅎ
연희 후배님, 아름다운 술 감사히 즐겁게 마셨습니다~~
난 필름 끊어지지 않았으니, 확장판에 제가 들어갈 일은 없겠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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