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2013

김건모.. 한국서 태어난 Caribbean 적 사나이~~ ㅎ

김건모가 처음으로 공중파 쇼에 등장한 날..
짜리몽땅한 그가 청담동 아줌마 패션 풍의 모피 외투를 감싸고 등장했다. 짜짠!



정말 충격이었다.. 와~~ 괴물이다.. 쟤.. 쟤 미쳤나봐..
그러더니 그는 한 십년 신나게 한국 가요계 및 연예계를 들었다 놨다.. 했다.

더스틴 호프만이 연상되는 작은 거인이었다.
  
음악에 대한 뛰어난 해석과 기발한 창조성 뿐 아니라 그는 예전엔 볼수 없었던 보석같은 전방위 엔터테이너 였던 것이다.

내게 김건모는.. 웃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 반항적인 제임스 딘 같았다.
다분히 sarcastic 한 천재의 기질이 보였다. 무엇보다 솔직했고.. 거침이 없어 보였다.
그의 얼굴은 뭘 숨기질 못했다. 기분이 나쁘면 얼굴이 벌개지면서 일그러졌다.


당신만이.. Only You.. Baby I love you..

이치현과 벗님들의 아름다운 노래.. 당신 만이.. 를 건모식으로 유쾌하고도 쿨~~ 하게 부른다.


제비

서울예전에서 국악을 전공한 그의 기지와 해석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는 정말 커리비안의 레게를 정말 좋아한 것 같다..




태생적 Reggae(레게) 그룹인 the Fugees 가 Stephen Marley와 함께 부르는 No Woman No Cry..
Stephen Marley 는 레게의 전설 Bob Marley의 아들이다.
이들이 같이 부른 이 명곡은 앨범 'Refugee Camp'로 1996년 발표된다.

No Woman No Cry 를 내가 처음 들은 건 대학시절 Boney M. 이라는 자메이카 그룹을 통해서 였다.
독일 프로듀서에 의해 키워진 보니엠은 당시 유행했던 디스코를 위한 파워풀 하면서도 매우 세련된 그룹이었는데, 디스코 풍이긴 하지만 커리비안의 레게 리듬의 정서가 듬뿍 남아있다.

보니엠의 1976년 유럽 공연 실황..


커리비안의 자유분방함과 나늣나늣함이 유럽의 우아함 그리고 세련됨과 만나 창조된 그룹 보니엠.


김건모와 거의 같은 시대를 풍미했던 하이티 난민 출신의 3인조 그룹 Fugees 는 힙합과 소울 그리고 레게를 추구했다. 그들의 그룹명 퓨지스 는 피난민을 뜻하는
Refugee에서 따왔다.

건모가 바로 그랬다.. hip hop과 Reggae 그리고 우리의 민속 가락적 추임새와 안무, 댄스 뮤직과 발라드까지 넘나들었지만, 내 생각으로 건모는 저 커리비안 민초들의 질긴 삶.. 한서린 삶, 피난민으로의 삶의 정서를 가지고 한국 현대사회 젊은이들의 단면들을 솔직하게 들어내며 그 멋진 광대 놀음을 제대로 즐긴거다.

1994년, 1995년, 1996년 김건모가 한국에서 골든 디스크를 휩쓸때 퓨지스 역시 1996년 The Score 앨범은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그래미 상을 수상한다.



극도로 불안한 지옥같은 피난민들의 일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퓨지스..
느리고 여유있고 낭만적이기만 한 그들의 힙합이 접합된 레게 리듬엔 전혀 그렇지 않은 지옥같은 현실이 있다.

유사한 리듬이지만 이 김건모와 퓨지스가 소화해내는 그 음악에 대한 정서는 사실은 달라도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다른 것이다.

그들에게 레게는 현실이다.. 음악은 그들에게 너무나 절박한 현실이며 유일한 탈출구인 것이다.
판소리 명창이 되게하기 위해 독을 먹여 서서히 딸의 눈을 멀게 하는 서편제에서의 비뚤어진 아비의 절박함과는 다른
지독히 현실적이고도 자발적인 절박함이다.
음악을 통해 현실로 부터의 멋진 탈출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에게 있어 음악은 그들 곁에서 평생을 같이하는 식량이자 휴식이자, 또 군것질 거리인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좀 비약해서 생각해 보면.. 약간 삐딱하게.. ㅎ
우리의 김건모가 현대의 물질 문명 그리고 그에 따르는 참을 수 없는 인간 관계의 가벼움에 극도로 치를 떨면서 레게 풍의 음악을 소화했다면..
logically 건모는 그러한 문명으로 부터 탈출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피난민일 수 있겠고
그래서 이 두 그룹은 제대로 통하는 바가 많을 수도 있다. ㅎ
스패니쉬 통역사를 가운데 놓고 서로가 밤새도록 이야기 해도 다 못할 동지애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때 통역은 아마도 가장 비싼 통역사를 수배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단순한 language translation 은 물론이고,
삶에 대한 philosophical interpretation 이 따라 줘야 말이 통할테니.. ㅋㅋ

내가 Reggae 나 Son 혹은 Bolero 등의 Caribbean 음악을 사랑하는 것은 그들의 음악은 지극히 실존적이면서도 극악한 현실을 뛰어넘는 삶에 대한 애착, 유머 그리고 여유 까지 엿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김건모가 커리비안 풍 음악의 정 반대되는 현실적 異面을 봤건 안 봤건 그가 소화해 한국에 선보여 공전의 히트를 친 그의 레게 풍 음악을 난 좋아한다.



1994년 김건모는 '핑계'로 한국의 골든 디스크를 수상하기 시작한다..


잠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음반 판매 사상 최대인 이백팔십만장이 팔려나간 그의 3집 앨범.. 잘못된 만남..
나이트 클럽에서 저 비트에 맞춰 참 많이도 흔들었는데..
삼각관계는 역시 대단한 주제임이 다시금 증명된 거다.  ㅎ



See yo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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