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그늘 아래 단 꿈을 보았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어 놓고서
기쁘나 슬플때나 찾아온 나무 밑
찾아온 나무 밑..
Schubert: Der Lindenbaum.. Nana Mouskouri
자유롭게 제 맘대로 날아다니고 제 놀고 싶은 데로 놀고, 제 사랑하고 싶은데로 하고..
언뜻 보기에 온갖 자유만 누리며 살아갈 것만 같은 이 멋진 날개의 캐나다 기러기 녀석들도
사실은 우두머리가 있고 대장을 중심으로 역할이 분담되어 있으며
많은 수의 보다 강력한 무리가 이루는 조직 안에 속해 있을때
더 건강하게 오래 생존할 확률이 높다.
무리에 속하지 않은 한두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은 낙오되어 살길이 막막한 기러기들이
대부분일 것인데.. 예술하는 기러기 혹은 실존 철학을 추구하는 기러기일 경우가
간혹 있긴 하다.. ㅋ
힘있는 우두머리에게 머리를 숙이는 대신 조직의 우산 속에서 안전한 생활을
보장받는 것이나, 우두머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과 응전 그리고 새로운 대장의
탄생등의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나,
가장 힘센 녀석 주변에 아름답고 건강한 암컷들이 모여드는 것이나..
사실 인간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지만..
이 녀석들을 포함해서.. 인간을 제외한 제반 생물들에게서 種으로서의 우수성을 보는 것은
인간 집단에게서 볼수 있는 지나침, 무모함.. 자기 기만, 자기 학대, 분을 삭이지 못함..
스스로 죽음..등 자기 파멸적 성향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가끔 제 죽을때를 아는 코끼리가 먼저 간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거룩하게 찾아가
종말을 고한다거나.. 멍청한 뱀이 제 꼬리를 보고 절 약올리는 지렁이 쯤 되는 줄 알고
삼키려 하는 경우가 있고
또 제 종족의 영속성을 위해 교미 후 암컷의 먹이가 스스로 되어주는 고결한 품성의
숫컷 사마귀가 있기도 하지만 의도적이고도 자학적인 자기 파멸성과는 역시 거리가 멀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식물에게서 스스로 생명의 끊을 놓아 버리는 일은 찾아볼 수 없으며
환경변화, 타 생물로 부터의 공격, 혹은 질환등의 생체적 이상이 발생하지 않고서는
원래의 유전자가 지니고 있는 본능적 속성대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 녀석들 중 어느 하나가 어느날 갑자기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식음을 전폐하고선 단식에 돌입하거나..
저 긴목을 S 자로 꼬아서 숨이 막혀 캑캑거리며 스스로 죽어간다면..
아님 저 작은 뇌가 들어 있는 머리를 마구 바위에 부딪히며
피를 철철 흘리며 자살을 시도한다면..
정말 기괴하지 않은가?
정말 어의없는 웃음이 나오지 않은가??
.. 저 기러기.. 얼마나 삶이 고단했으면 저렇게 제 목숨을 스스로 놓을까.. 쯧..
얼른 쫒아가서 기러기 몸통을 흔들며..
기러갸! 너 도데체 왜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없겠니!!
..
이러는 기러기 꼴들이 보이지 않아.. 녀석들은 보기가 좋다.
주어진 수명대로 주어진 본능대로 열심히 먹고 날고 놀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 가는 녀석들.. 멋지다.
인간의 자기 파멸성은 神 혹은 창조자의 '인간에 대한 안전 장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인간이 확률적으로 우연히 창조되었다면
온갖 발생과 소멸, 그리고 재생성이 억겁을 두고 난무하는 우주의 질서 상
우주의 어떤 보이지 않는 절대적 힘이 소멸의 안전 장치 없이
인간과 같이 매우 지능적이고 위험한 개체를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그놈들이 그놈들인.. 빅뱅 이후 생성된 소립자들이 어떤 경우 인간의 모습으로,
어떤 경우 물(H20)의 모습으로.. 또 어떤 경우 불이 활활 타오르는 별의 모습으로..
또 어떨때는 한 줌의 재.. 의 모습으로.. 또 저 기러기의 모습으로..
재생되고 재생되고 또 재생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형성하고 있는
그 중고 소립자들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의 세대는 아직 이르지만 몇 세대 후의 세대들은
마릴린 몬로를 구성했던 입자들의 조합으로 왼쪽 코의 일부가 형성될 지 모를 일이다. ㅋ
오래 전 찍어논 기러기 노니는 모습을 보며.. 느닷없이..
느닷없음.. 역시 자기 파멸성의 성향 중 하나일 것 같다... ^,~
이런 topic은 개그의 소재로도 적절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ㅋ
요즘 한국에서 한때 잘나가던 개그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지고 있는 모양인데
시국이 이 모양일수록 더욱 가열차게 국민을 웃기고 위로해야 하는데..
밑천이 거덜나버린 개그 작가들.. 무지 안타깝다..
한국 프로그램 안본지 벌써 3년째가 되어가니
무슨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에 있을때는 KBS2의 개그 프로그램은 가족들과 꼭 함께 보면서 웃곤 했는데..
by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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