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를 이어가며 가족 간의 친교를 쌓아가는 것..
참 멋지고 행복한 일이다.
대학 시절 단짝이었던 항공우주연구소 이승훈 박사.
아리랑 위성의 광학체계 책임자인 이 박사는 프로젝트 막바지의 바쁜 일정을 쪼개면서 까지
내 아이들의 항우연 견학을 도왔다.
이 박사가 한사코 아이들을 대전의 자택에 머물게 하면서 한국의 여러 곳을 구경시키라 했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뭐가 그리 바쁜지, 한나절 정도 대전에 다녀 왔다.
이 박사 아저씨의 연구소 견학을 통해 올 가을 공대에 들어가는 딸 아이가
은근히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고,
아빠가 왕년에 몸 담았던 KAIST 연구소를 돌아 보며 아이들이 아빠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느껴 보게 해보고도 싶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의 식구들과 이렇게 서로 마주보며 즐겁게 식사를 하게 하는 일..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이 박사랑 아빠랑 학교 다닐 적 이야기도 좀 나왔을 거고,
미국에서 대학 공부하는 이 박사의 장남 경민이가 토론토 우리집에 다녀 갔던 이야기..
아이들 자라나며 공부하는 이야기.. 대전과 토론토에서의 삶..
소소하고도 즐거운 이야기들로 넘쳤을텐데..
나도 저 자리에 같이 있었으면.. ㅎ
승훈아.. 혹 그 이야기 내 아이들에게 해 주지 않았니?
대학원 시절 친구들과 여럿이 지리산 등반을 가서는
내가 무자게 맛있는 요리를 해 주겠다며 한참을 끓여서 내 놓은 것이..
.. 푹 잘 삶아진 통 양파와 홍당무 한 접시..
아마 토마토 케쳡도 잔뜩 뿌렸을 것이네. ㅎ
자네가 지난번 이메일을 통해 되살려 준 그때의 기억을 곰곰히 되살여 봤더니,
그건 당시 어머님이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내가 아버님 진지를 가끔 해 드리기 위해
집에서 햄버거 스테이크를 위한 소고기 패티를 잔뜩 다져서 냉동실에 재여 놓곤 했는데
그때 곁들려 지던 야채들이 삶은 양파와 감자 그리고 홍당무 였었지.
그런데.. 등산가서는 햄버거 없는 삶은 야채만 내 놓은 것이었더라는..
거의 괴담 수준의 이야기인데.. ㅋ
우리 승훈이 혼자만, 맛있다고 먹어 주었었지.
다른 친구들은 호랑이 여물 씹는듯한 표정들 이었구..
자네의 후덕함.. 정말 고마웠네.. ㅎ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해바라기
stay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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