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古都 올드 퀘벡 시티의 쁘띠 샹플랑 거리..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어여쁜 브띠끄 샵들이 하나 둘씩 문을 열고
쵸콜릿 가게와 빵집 그리고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식당에서는 맛있는 향기가 피어나고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장엄한 생 로랭 강에 정박한 초대형 크루즈에서 빠져나온
부지런한 관광객들은 벌써 나들이에 나서고..
긴 머리를 나부끼며 골목을 나서는 아름다운 처자의 실루엣은 다분히 신비스럽기도.. ㅎ
난 와인을 홀짝거리며.. 와우.. 문화상품으로 최고군.. 속으로 중얼 거렸었는데..
삐에로는 아침 햇살에 잔뜩 그늘이 진 벽 옆에 숨어 있어서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 했다.
어릿광대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으니.. 나도 참 광대처럼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 독특한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대의 전형적 몸짓에 동질감을 느끼며 잠시 빠져드는 기분은
뭐 그리 짙은 감상적 허무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페이소스를 가볍게 떨쳐 버리거나, 얼버무리며..
맥주나 한잔 하지!.. 하며 친구의 어깨에 손을 감싸는 정도의 가벼운 쾌활함 이랄까.
하지만.. 사실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이제 또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내 인생 그 자체에 대한
어쩔수 없는 반감적 정서가.. 거꾸로 작용하는 것이다. ㅎ
난.. 이태리 삐에로들이 쓰는 여러개의 방울이 달린 저 모자가 마음에 든다.
전 직장에서 근무할 적.. 암스텔담에서는 각 나라의 프로젝트 매니져들이 모인 컨퍼런스가 열린적이 있었다.
첫째날인가 둘째날인가 전 참석자들을 위한 파티가 있었는데,
백여명이 넘는 인원인 지라 암스텔담 시내의 한 전통 레스토랑을 통채로 빌렸었다.
그곳은 레스토랑 전체가 중세 이태리의 성처럼 꾸며져 있고 손님을 맞는 모든 웨이트레스와 웨이터가
중세 복장을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중세의 마법사가 타로 점을 쳐주기도 하고
한 구석에서는 중세의 이발사가 의자를 놓고 서있으면서
손님이 원할 경우 직접 머리를 다듬어 주기도 했다.
손님이 원할 경우 직접 머리를 다듬어 주기도 했다.
또 술잔을 들고 레스토랑 안을 어슬렁 거리다 보면
'장미의 이름' 에서와 같은 중세 수도원의 수사 인듯한 이가
'장미의 이름' 에서와 같은 중세 수도원의 수사 인듯한 이가
아주 천연덕스럽게 내 앞을 지나가기도 했다.
거지 행상도 있었고 코큰 마녀도 힐끗거리며 돌아다녔었다.
거지 행상도 있었고 코큰 마녀도 힐끗거리며 돌아다녔었다.
난 와인을 홀짝거리며.. 와우.. 문화상품으로 최고군.. 속으로 중얼 거렸었는데..
그 중 인상적이었던 캐릭터가 레스토랑 정문에 서 있던 중세 근위병 복장의 사나이들과
저 알록 달록한 삐에로 모자를 쓰고선 서너개의 공을 돌리며 돌아다니던 삐에로들 이었다.
...
삐에로 Pierrot 는 판토마임이나 예술 코미디 Commedia dell'Arte 에서의 고정 캐릭터로
17세기 후반 코메디-이딸리엔느 Comedie-Italienne 라 불린 이태리 출신 연기자들의 파리 공연으로 시작된다.
슬픈 얼간이, 연인인 꼴룸비네의 사랑을 갈망하며 가슴 아파하는 삐에로..
죽은 어릿광대의 유령으로 초월적면서 강력하고도 명랑한 정신을 가진
검은 얼굴의 할레킨 Harlequin 에게 자신을 내 맏기기도 하는 삐에로..
검은 얼굴의 할레킨 Harlequin 에게 자신을 내 맏기기도 하는 삐에로..
삐에로는 현대의 대중 문화속에서 모든 장르를 망라하며 등장하는데
그저 웃기기만 하다가도 나중엔 가슴이 아려오게 만드는 독특한 캐릭터 이지만
얼마 전 배트맨 영화에서, 삐에로 분장으로 나와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은 내겐 아주 충격적이었다.
성곽으로 둘러진 올드 퀘벡은 정치가, 귀족, 부호 그리고 종교 계층등
소위 '귀한' 사람들이 살던 'Upper Town' 과
소위 '귀한' 사람들이 살던 'Upper Town' 과
기술자, 상인 그리고 그 외 부두 인부등의 계층들이 모여 살던 'Lower Town'으로 나뉜다.
난 Upper Town에서 Lower Town으로 천천히 걸어내려 갔다.
프렌치의 얄미울 정도의 독특한 자부심과 뛰어난 심미감은
이 작은 거리 역시 소박하지만 미적 창의성이 곳곳에 배여있게 했다.
나 어렸을 적 이런 곳에 오면 저런 기념품 샵들에 가득 진열된 물건들만 눈에 들어 왔었다.
관광지에서의 그저 그런 상투적 기념품들이 어찌그리 예쁘고 특이해 보이던지..
머그잔이며, 패치며, 스티커, 체스판 등등.. ㅎ
하지만 이젠 저런 샵들에서 뭘 파는 지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그저 그 가게 앞을 지나는 사람들과 가게 주인의 모습,
그리고 가게의 생김새 그 자체만 눈에 들어오고
그리고 가게의 생김새 그 자체만 눈에 들어오고
이러한 공간이 가지는 특별한 향기를 느끼면서 그저 어슬렁 거리는 것 자체가 즐겁다.
호기심으로 가득차서는 어떻게든 추억을 물건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젊었을때의 행태는
이제 代 를 이어 내 자식들이 그러한 성향을 띄며 반복되어 갈 것인데
어째, 내 아이들은 어딜 다녀와도 도무지 뭘 사오는 게 없다.
녀석들이 겉 늙은 게 분명하다..ㅎ
녀석들이 겉 늙은 게 분명하다..ㅎ
물건에 대한 욕심은 없고 그저 예쁜 간판과 창문들에나 관심이 있는 난
가게 주인들에게 별 환영받지 못할텐데
그래도 그들은 내가 자신들의 가게를 예뻐하면 좋아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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