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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2013

色卽是空.. colors, light and the space, Sandra Ainsley Gallery: the Distillery Mill Street Toronto Mar 18 2009



모든 물질은 빛이라는 형태로 에너지를 받게 됨에 따라 대부분의 빛을 반사시켜 자신의 모습을 들어내거나,
어느 정도 자신이 데워지게 되거나 혹은 변형되거나, 아님 광합성과 같이 빛에 의한 화학적 합성 작용이 시작 되거나,
혹은 빛에 의해 밝아진 주변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게 되거나 하는 등의
물리적 반사 과정, 열역학적 변이과정, 혹은 화학적 촉발 과정, 인지적 촉발과정을 거치거나 일으키게 된다.

아무 매질이 없는 공간에서는 빛은 그저 신나게 통과하게 된다.
아무것도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해 되토해 놓는 대기나 물질이 없으니 아무 색도 없이 공간을 통과하는데,
즉 빛은 공간을 이룬다고 볼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 공간에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듯 빛은 전후좌우 모든 방향에서 오고 간다.
즉 빈 곳은 빈곳이 아니라 빛의 conduit 이라 볼 수 있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지나는 빛의 traffic 으로 가득한 아무것도 없는 곳.. 즉 공간이다..

빛을 맞이 하여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그러나 색으로 인해 주변의 다른 물체들과 구분이 되고..
결국 빛이 없다면, 우리는 자신은 물론 다른 생물학적, 무생물학적 개체들을 구분해 낼 수가 없다.
시각적 의미에서의 비약을 해보자면 빛이 물체에 그 아이덴터티를 부여하는 형국이 된다.

공즉시색, 색즉시공..
이 한마디는 서양의 근대과학이 태동하기 훨씬 전 불교의 구도자들은 입버릇 처럼 되내어 왔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말하는 단 한마디의 화두가 되었는데..
이제와 다시 생각해 보면, 지극히 직관적인 과학적 이치 이자, 결론인 셈이다.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 원리를 그 수천년 전에 단번에 꿰뚫어 본 것이었다.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이 동시에 가진다는 사실..
빛의 근원은 결국 물질의 흥분 상태가 가라앉으며 발생되는 또다른 형태의 물성이라는 사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의 단말마적 단문이 가지는 파워는 심오하고 또 심오하다.






5/22/2012

trees and the city...:p, Downtown Toronto May 21 2012


엄청난 빌딩들의 정글 속에서 힘겹지만 씩씩하게 자라나는 녀석들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8/25/2011

폭우 속의 질주..ㅎ , Rainy Don Valley Parkway



어제 늦은 밤 몰아치기 시작한 토네이도 성 폭풍 때문에
비 바람과 함께 엄청난 천둥 번개가 온 토론토를 덮었었는데..

오늘 발표된 바에 의하면, 폭풍의 영향권에 있었던 토론토 지역에서
1 분에 평균 1,000 여번의 번개가 쳤고.. 두어시간이나 지속 되었다.

(Image Courtesy : NASA, image of the day)


하지만, 폭풍이 지나간 도시 어느 곳도 파손된 곳이 없었고 다친 사람 역시 전혀 없었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어제의 장관에 경외심 가득한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퇴근 길의 도시 고속도로에 안개가 끼고 비가 오면 이렇게 예쁘다.

이 사진들은 몇년 전에 찍은 것들 인데,
어제 밤에도 이러한 젖은 분위기에서 하늘에선 번개가 계속해서 번쩍 거렸다.

대단히 멋진 밤 드라이브 였던 거다.. ㅎ



8/12/2011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heart of darkness.., Westview Golfclub Aurora Ontario

in the heart of darkness, you might find the sun..
which is the brightest of them all.


tee-up 타임을 기다리면서 앉아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캄캄해 졌고..
검고 흰 구름에 가려진 태양은 마치 달처럼 하얗게 질렸었다.

이러한 정황상의 전후 프로세스에 서 있지 않고
검은 주변과 흰 태양이 떠 있는 snapshot 만을 대한다면 두려워 질 것이 분명하다..



어제의 태양은 오늘 전혀 새로운 태양으로 뜨곤 한다..

한때 가장 강렬한 태양 중 하나였던 이데올로기는
자본과 테크놀로지라는 신종 태양에 녹아나며 완전히 증발해 버렸다.
아직도 두어 곳 남아있는 좀비 나라들에서는 매일 아침 그 이데올로기의 시체를 어루만지지만
어떻게든 그 저주받은 체제를 유지해 보려는 발버둥에 다름 아니다.

Revenue 와 Profit 이라는 태양신을 모셨던 금융 자본 주의와
그들을 모시며 제사장 역할을 했던 금권 정치는 이제 스스로 와해될 지경에 이른다.
어떤 모습의 수정된 자본주의 형태로 진화할 지 흥미진진 할 뿐이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태양 역시..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물리적, 정신적 글로벌리즘과
국가 만큼이나 거대해진 글로벌 회사들의 조직 문화에 흡수되어 가며
이제 개개인의 photo id 정도에 기록되는 족보적, 보안적 역할에 그치고 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아버지라는 태양 역시,
아직 대낮의 강렬했던 빛에 대한 기억이 다 가신 것은 아니지만
황혼을 넘어 수평선 아래로 가라 앉은 지 오래인것 같다.



이 모든 형태의 달콤한 마쵸이즘의 추억은
온 세상을 뒤덮은 유비퀴터스 디지털리즘의 서릿발 아래
점점 잘 마른 미이라가 되어간다.

깊은 조의를 표할 밖에.. ㅎ



Tous Mes Copains.. Sylvie Vartan




Sylvie Vartan은 오래전에 사라지고
시퍼렇게 눈을 뜬 헐벗은 Lady Gaga 만 중천에 둥둥 떠 있다.. :p







bye for now..





4/03/2011

돎에 대한 短想.. , CNE Toronto Sep 1 2010


intrinsic spin..


생명이 있건 없건 우주의 모든 물질을 이루는 구성하는 근본 입자는 그 돎의 값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본 입자들로 뭉쳐진 원자의 핵 주변을 전자들이 거의 빛 속도로 돌아친다.
너무 빨리 돌아 구름처럼 뿌옇게 확률적 분포로서 밖에 설명될 수 없다.

그러한 원자들로 이루어진 수 많은 종류의 분자들로 구성되어 온갖 천지 만물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혹성 지구는
한국이 위치한 위도의 경우 시간당 1,337 km 정도의 어마 어마한 속도로 돈다.. 즉 자전한다.
그리고 365일의 주기로 태양 주위를 도는데 그 공전을 위해 태양 주위를 도는 속도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수많은 별과 혹성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은하계는 그 반경이 94경 km 다. 크기가 짐작조차 않된다.

빛이 10만년이나 가야 도달할 거리의 반경을 가진 우리의 은하계의 자전 속도는 태양계 부근에서
초당 240km의 속도에 이른다! 뚝딱 2초도 안되는 시간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속도다. 역시 엄청난 속도로 돈다.

이렇게 미시 세계의 소립자들과 함께 초 거대 세계에서의 별들과 혹성 그리고 행성들은
우리가 직관적으로 조차도 떠올려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서로 어울려 돌면서 진행되는 거다.

...


..particles rotate, earth rotates, and even galaxy rotates..
everything rotates just to sustain their forms of life...

so does us tonight in here.. :-)


이렇듯이.. 아주 크거나 아주 작거나 우주의 모든 시스템의 구성체들은 죄다 돌고 있는 거다.
원래부터 돌았고 지금도 계속 돌고 있다.

기본 원소들은 돌지 않아 본적이 없어 돌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지 아무도 모른다.
거대 시스템들은 돌지를 않으면 빨려들어가 멸망에 이른다. 따라서 돌아야 산다..

'돈다.. 고로 존재한다..' 가 맞다.

빛이 있기도 전인 태초의 이전에 에너지의 사실상의 근원인 기본물질들이 가지는 Spin 값을 누가 부여했을까..?

신의 존재에 대한 칼 세이건의 긍정도 부정도 없는 완곡한 수사에 뒤이어
신의 부재에 관한 스티븐 호킹 교수의 담백한 토로가 있고 나서,
아직 그의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벌써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기자들이 제일 반기는 소위 一波萬波.. ㅋ

근육이 이제 거의 다 무너져 내려가고 있긴 하지만 전혀 아쉬울 것 없는 현존하는 지존의 물리학자이자
최고의 지성인인 호킹 교수가 21세기의 새로운 갈릴레오 갈릴레이로서 십자가를 진것일까..

근데 좀 우스워지려고 하는 것은 그가 아무리 쉽게 또 친절하게 그의 저서를 통해 우주의 생성 과정을
설명한다 해도 그의 주장에 종교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밖에 다가설 수 없는 신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은
그가 말하는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거나 해석을 해보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머리에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 상태에서, 그 상대의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제 주장만 실컷 펴며 목소리만 높혀질 게 뻔한 결말일 것 같다는 생각에서 벌써 실소가 난다.

뭐, 지구 레벨에서의 센세이션이 아무리 일어난다해도 우주적 대세에 티끌만큼의 영향이나 끼치겠는가 마는..
그래도 생각이 있는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충분히 고뇌해볼 것이고 또 다른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지 모른다.



돎.. 에 대한 인간의 직관은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제대로 표현되어 온 것 같다.

돌고 도는 인생.. 역사의 수레 바퀴.. evolution.. 새옹지마.. 輪回..
모든 게 돌고 돈다는 그 지고의 진리를 양자역학이 세상에 드러나기 전에
이미 관측과 경험 그리고 직관을 통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게다.

흐름, 그 흐름의 주기를 갖게되는 반복적 순환.. '돎' 이다.
그리고 그 '돎'이 제대로 되어야 되는.. 즉,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함이 강조 되었다.

두뇌가 명석한 사람을 속되게 칭해서.. 참 머리 잘 도네.. 정말로 적절한 표현인거다.
머리가 핑핑 돈다.. 얼마나 제대로 된 표현인가!! ㅎ

잔머리를 굴린다.. 이것도 어찌 보면 제대로 된 말인즉슨..
생각이 자신을 중심으로 자전만 할뿐 사회적, 도덕적, 또 역사적 인식위에 세워진
올바른 축을 중심으로 공전함이 없는 가벼운 상태의 '굴림' 즉 저만의 돎' 인 것이다.

피가 잘 돌아야 됨은 물론이고 돈도 잘 돌아야 하고
역사도 제대로 돌아가야하는 모습을 띄어야 하는데..

이것이 좀 다른 것이.. 우주의 기본입자들이 애초에 누가 돌렸는지, 누가 에너지를 부여했는지 모른채
명멸하지 않고 계속 돌고 있는.. 즉 Spin이 계속 유지되는 상태를 견지 하는 반면
피를 제대로 돌리려면 제대로 먹어야하고 제대로 자고 제대로 운동해야 하고
그에 따라 심장이 제 기능을 발휘해 주는 등, 그 주체가 구체적 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행위의 주체나 그 촉발자들이 제대로 돌리지 않으면 돈이 제대로 돌지 않게 된다.
대중으로부터 제대로 권한을 위임 받았건 아니건 역사를 이끄는 정치 권력적 주체 집단은 물론이고
그 역사의 모든 디테일을 만들어 가는 대중들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역사 또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역사에 있어서 수천, 수만년 정도의 일천한 차원의 시간만을 경험해 오고 있는
인류의 입장에 있어서 무엇이 바람직한, 이상적인 상태인지..
소위 통계적 입장에서의 정적 평형상태에 도달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역사가 돌아가는 것이 태평성대를 이루는 바람직 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전혀 없는 상태인 것이다.

단지 매일의 결과, 십년의 결과, 천년의 결과들이 누적되어 쌓여갈 뿐인데..
이제 이 지구라는 한정된 시스템 상에서의 폭증하는 인간 개체수가 자원의 왜곡과 고갈을 불러 일으키며
수억, 수백억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돌고 돌며 인간 집단 역사의 순환적 면모를 관측해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박탈되어 가고 있는 듯 하다.


박람회장의 스윙 타워는 돌고 돌고 또 돌았고,
아이들의 함박 웃음과 함께 회전목마는 돌고 또 돌았다.

역시 사람도 돌아야 즐겁다..
근데, 너무 돌면 진짜 돌아 버리기 때문에.. 자신은 더욱 몰입되게 즐거울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사회의 공전 축이 사라지면 바로 가둬지거나 추방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ㅋ




푸른 밤 하늘아래 어린 아이들 처럼 즐거워 하며 돌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돎'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거다.


나도 잘 돌고.. 다들 잘 돌아야 될텐데..
hopefully you have a good spin today~~ :p



2/24/2011

파티는 이제 시작인걸.. , Westview Golf Aurora Ontario 2008 년 부터 죽~




빛과 그림자..

따사로운 가을의 빛과 실루엣이 나름 충실하게 표현된 이 사진은
내가 이제까지 담아오고 있는 골프장에서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이다.

토론토에서 북쪽 404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오로라 (Aurora)라고 하는 어여쁜 이름의 마을이 나오는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서는 간혹 오로라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그리 높지 않은 구릉지대 위에 웨스트뷰(Westview)라는 골프장이 있는데
가을이 올때면 내가 가장 선호하는 컨트리 클럽이 되겠다.



Norah Jones: Don't Konw Why





물이 고인 잔디위 작은 웅덩이에 물든 낙옆이 떨어져 있는 모습은 정말 예쁘다.
만일 내가 사진 찍기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면 골프 슈즈가 젖을까봐 불평을 했을 것이다.

..어이쿠 웬 물이야! 막 생겨난 내이츄럴 해저드 군..젠장.. 하며 돌아 걸어갈 뿐이었을 거다.



높이 치솟아 올랐던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그린 위에 반구면 함몰 자국을 형성하며 떨어졌는데
거대한 질량 덩어리에 의해 시공이 휘어지는 자리를 보여주는 것 같다.. ㅎ

파3 홀이었던 이곳에서 공은 백 스핀이 절묘하게 걸려 앞뒤로의 구름이 전혀없이 그린에 그냥 꽂혀 버렸다.
스핀이 전혀 걸리지 않았다면 관성에 의해 공은 접지 후 앞으로 굴렀을텐데..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리 갈긴 볼은 훼어웨이를 벗어나 언덕 쪽으로 올랐고,
난 그 공을 찾으로 이 곳 언덕을 오르는 순간.. 오 마이..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위치한 아직은 덜 물들은 포실 포실한 단풍 나무.. 이뻤당~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만일 골프라는 운동을 아주 잘해서 매번 또박 또박 제대로 친다면
내가 볼수 있는 색은 잔디색인 초록색 밖에 없을 것이다.
내공이 언제나 제대로 fairway green 이나 putting green 에만 떨어진다면 난 주변을 즐길 여유가 없게 되는데..
중심을 벗어나 좌우로 마구 날아다니는 내 공을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맬 수 있는 난.. 행복한 거다. ㅋ


들입다 후려갈긴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나갈때 나오는 표정이 바로 이런거다.

어의상실.. 골퍼로서의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분노.. 아~악! (머릴 쥐어 뜯으며..)

하지만 바로 이때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는 것이다.
어디로 떨어졌을 지 모르는 공을 찾아 나무 밑으로 숲으로 헤메이다 보면
아름다운 단풍들도 만나고 이름모를 들풀도 만나고,
열심히 벌레를 찾고 있는 딱다구리 녀석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이 모습은 바로 지난주 Rolling Hills 라는 곳에서 동반한 친구에게 카메라를 쥐어주고
찍게한 것인데..이날 따라 제대로 맞은 공이 거의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곳은 7,000 야드에 달하는 꽤 긴 코스를 자랑하긴 하지만 그리 경관이 빼어난 곳이 아니라서
공도 제대로 못치고, 그렇다고 멋진 장면을 담을 곳도 별로 없어서.. 제대로 스트레스가 싸였었다. ㅎ

인생도 그런거 아닌가..
뭐가 좋으면 뭐가 안돼고 보통은 어느정도의 발란스가 이루어지지만
일이 안풀릴때는 계속해서 안풀릴 때가 있는 거다.
그런 상태에서는 열심히 교훈을 배워야 하는 수 밖에..

.. 실력을 더 키워야되.. 더 겸허해야되.. tolerance level 을 높혀 조절하자.. 등등.. 휴..


나무들의 종류와 키, 그리고 햇살이 스며드는 시간대에 따라 단풍의 물들어가는 정도가 다른 것도 참 좋다.
아직 싱그러운 연록색 잎들과 황금색, 주황색 단풍들 그리고 타들어 가는 듯한 빨간 단풍이 어우러져 가는 거다.


물에 비친 파란 가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들은
어떨 때는 실제 하늘에서의 모습 보다 더 선명하게 보일때가 있다.

물끄러미 응시하다 보면.. 壯子 의 나비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꿈같은 인생.. 내가 봐왔던, 내가 믿었던, 내가 도전하고 추구해 왔던 가치들이  과연 올바른 것이었을까..
내가 본 세상, 내가 먹고 마셨던 음식들, 내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
내가 배웠던 학문들,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그러한 실상들이 혹 허상들은 아니었을까..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불교 철학에 잠시 머물게 되기도 한다.

 
Comme au Premier Jour.. Andre Gagnon


언제 벼락을 맞았는지..
늠름한 기상을 뽐냈을 것이 분명한 곧고 높은 나무는 이제 단 하나의 줄기 만 남았다.
하지만 그 작은 줄기에 가득 맺은 잎사귀들 역시 가을을 한껏 맞이하며 아름답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너무나 깨끗한 비가 좀 내린 후 fairway 옆 나무 아래 저지대에 형성된 예쁜 물 웅덩이.. 

다시 생각해도 신통한 건..
내 볼이 이곳 저곳 좌우에 산재한 상쾌하고 이쁜 곳으로 날 이끌어 주지 않는 다면,
난 그저 타수나 세면서 퍼팅 그린만 바라보며 진군하고 있을 재미없는 심각하기만한 골퍼가 될 뿐이다.. ㅋ 

그런데.. 솔직히 공도 어느 정도 적당히는 맞아 줘야지 너무 안맞는 날은
사진이고 뭐고 짜증이 지대로 날 때도 있다. ㅎ 

공이 안맞는 날은 정말 골프채를 부러뜨려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딱 한번, 한국의 휘닉스 파크에서 offsite로 회의 겸 위크샵을 마치고 팀웍빌딩으로 나선 라운딩이었다.
자욱한 안개속에 가랑비까지 계속 부슬거렸는데
어찌나 안맞는지 스틸 샤프트인 클럽을 부러뜨리려 시도까지 했었다. 헐..




가을의 부드러운 햇살이 아득히 내려 앉아 있는 퍼팅 그린을 멀리서 바라보며 걷는다.

어떤 카펫보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내 걸음을 내딪게 해 주는 촉촉한 잔디 길은
한잎 한잎이.. 뭔가 내게 소곤거리는 것 같기도..
그럴때면 조용히 슈즈를 벗어들고 맨발로 걷기도 한다.


그 푸르렀던 모든 잎들을 다 떨어뜨리고선 겨울을 맞이하며 늠름히 서있는 고목을 보면 경외심 마저 든다.
 조그만 씨앗에서 움터 한해 한해 사계절의 햇살과 풍파를 제대로 견뎌내며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고 나이테를 늘려간다.

이변이 없는 한 이러한 지극히 친생태적인 나무의 생명 프로세스는 십년, 백년, 천년을 넘어,
인간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한을 훨씬 뛰어넘어 계속해서 진행된다.


어느 가을 날..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푸르던 하늘 아래서의 단풍.. 말을 잊었다.


햇살이 관통하는 황금색 단풍 잎의 색을 보면 거의 유사한 느낌의 색이 생각난다.

그것은 대학 시절 어두 컴컴한 반 지하 호프 집에서
작은 공기 먼지들을 브라우니안 운동을 시키며 늠름하게 뚫고 들어오던 한 줄기 빛..
그 빛이 맥주잔을 통과할 때 빛나던 생맥주 황금색.. 바로 그것이었다.

난 당시, 그 500원 짜리 OB 베어 생맥주 예찬을 늘어놓으며
 이게 바로 우리 젊음의 색이다! 고 소리치고는 벌컥 벌컥 들이키곤 했었다. ㅎ


떨어져 내린지 얼마 되지 않은 싱싱한 낙엽들.. 꽃잎 뿌려진 길을 보는 듯 하다.
찾아야될 공은 안 찾고, 이 어여쁜 낙옆들에 취해 연신 셔터만 누른다..



이제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낙엽은 이윽고 大地 의 색과 향이 나온다.


빛과 그림자는 서로 보완적일 뿐 아니라 서로의 대비를 극대화 시켜 각자의 가치를 명확히 한다.


비옥한 대지의 기운과 강렬한 태양의 에너지를 조합하여 공간이 허락하는 한
가득 잎을 피웠던 나무들이 이제 그 왕성했던 삶의 흔적들을 흩트러뜨리며
또다른 형태의 자양분으로 어머니 자연으로 되돌리고 있다.








온통 숲으로 둘러쌓여 아늑하고도 비밀스럽게 자리하고 있는 이 특별한 그린에
오후의 낮은 햇살이 가득 스며있는 걸 보는 것은.. 참 황홀할 때가 있다.

그러다.. 문득 머리를 흔들어 떨치며 그린을 향해 클럽을 휘두른다.
그린을 공략 대상으로 보는 것과 미적 공간의 특이한 한 부분으로 보는 것과는 무지 많은 차이가 있다. ㅋ


언제 부턴가 한해 한해 계절을 보내면서 가는 세월이 아쉬워지기 시작했을 때였을 것이다.
사철 절기에 맞게 옷을 갈아입으며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서서
끝없이 성숙해 가는 나무들을 보며 몹시 부러웠을 때가..

하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인간 정글에서 벗어나 이제 내 인생의 파티는 겨우 시작되고 있는 것일 진대..
나무만 부러워 할 것이 무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