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2014

눈, 바람 그리고 생명.., Alameda Saskatchewan Jan 1 2012


찬란한 햇살아래 저물어 가는 새해 첫날 오후..

눈으로 가득찬 대평원에는 장쾌한 바람이 불고 있었고..
바로 이 눈(雪)을 생명의 자양분으로 삼고,
바로 이 바람(風)으로 세 확장의 도구로 삼았던 푸른 生命들은
소박하지만 늠름한 모습으로 제 있을 곳을 이미 선언하고 있었다.




Claude Debussy.. Claire de Lune


보잘것 없어 보이는 저 풀뿌리들.. 이파리들..
그저 잡초로 불리며 지나는 동물들 역시 눈길조차 주지 않을 것 같은 저 질박한 생명들..
이 긴긴 凍土의 겨울을 잘도 버틴다.

난.. 이들을 사진에 담아보려 시도했던
십분 정도라는 지극히 찰나적 시간 조차 견디지 못하고
서너겹씩 껴입은 재킷을 추스리며 서둘러 히터가 엔진 소리 만큼 크게 틀어진
따뜻한 차안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2/16/2014

나무 창살 미학 ,경복궁 Seoul Korea Jul 21 2009

한국의 전통적 나무 창을 이루는 수직, 수평의 창살이 몇개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소유자의 지위고하에 따라 그 격자의 간격 및 숫자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격자의 수가 많을 수록 격자의 무늬가 가지는 의미가 깊고 다양할 수록
더 많은 공덕과 노역 그리고 자금이 투여되었을 터,
세상 모든 권세를 휘둘렀을 세도가들에게 못 할 게 무었이었을까..

하지만.. 경복궁 궁전을 이루는 많은 殿 및 堂 들의
얼굴을 차지하는 문들의 창살이 하나같이 가장 단순한 형태의
수직, 수평 구조의 격자 무늬만 가져 갔다는 것이 내게는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깨끗하고 단순한 창살을 보다 보면,
웬지 예전의 깨끗한 선비를 만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맑아 진다.

佛殿의 나무 창살들에 새겨진 소박하기도 현란하기도 한 문양들은
수행자들 뿐 아니라 방문객들에게 창살들만 조용히 살펴 보아도
마음 한켠에 자비심 과 불심이 살아나게끔 하기도 한다.


2/15/2014

붉은 상아탑, Government Law School Chennai India 2006

이른 아침 
첸나이의 마리나 해변을 가보기 위해 전철을 타고 시내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곳.
내가 알리가 만무한 곳이었다.

무슨 순례자라도 되는 듯, 목적지 없이 이리 저리 헤메며 기웃거리는 것이 내 여행 방식이다 보니
전혀 모르는 이곳, 지도 조차 가지고 오지 않은 이곳을 지금 부터 걸어보기 시작해야 되는 건데..



자신의 신들께 바칠 꽃을 사는 한 카리스마 넘치는 사나이가 있었고..



카리스마 넘치는 포즈로 이방인인 날 잠시 뚫어져라 쳐다 봤는데..
난 하마터면 이럴 뻔 했다.

.. 저 얼굴이 맑아 보이시네요.. 혹시 도에 관심이 있으세요?

좌간, 날 쳐다보거나 말거나.. 난 대놓고 셔터를 눌렀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점점 내가 뻔뻔지고 있다는 사실을 은근히 즐기며..

초거대 도시 첸나이의 외딴 이곳.. 사방천지에 인도인 아닌 인간이라곤 나 밖에 없었다.



인도의 수많은 신들중 풍요의 神 코끼리 가네쉬를 닮은 넉넉한 아주머니가
사람좋은 미소를 띠우며 옆 좌판에서 꽃을 한 잎 한 잎 꿰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두리번 거리는 내가 재미있는 모양이다.. ㅎ


배가 좀 나오긴 했지만 정중한 몸짓으로 서있던 교통경찰 아저씨는
그리 많지 않은 교통량이지만, 양 쪽을 모두 막고 날 건너게 했는데.. 외국인한테는 매우 친절한 듯 했다.


인도의 상징색 중 하나인 붉은 황토색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

도데체 무슨 건물이기에.. 하며 들어섰는데..




평소 역마살 적 여행 運 이 따라주는 피터였던지라
이번에도 아무 생각없이 그저 색이 이뻐 들어간 이곳도 역시 한번 들어와 봐야 되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