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2011

무스코카로의 생일 여행.. , Muskoka Ontario 2010

생일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둘째 Ryan 은 계속 싱글벙글하며 유머까지 늘어 놓았다
.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는 중이라 가족들 앞에서 유머는 커녕
웃는 얼굴 조차 잘 보여주지 않는 녀석인지라 난 속으로 생각했다.

.. 아빠 생일 선물로 괜찮군.. 흠.. ㅋ

난 이 아들 녀석이 파안대소 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무자게 행복해 지는 거다..
녀석은 심지어 당나귀 얼굴 표정까지 하며 아빠를 웃겼다.

제가 그저 하고 싶어 그랬는지,
아님 정말 아빠 생일이라 아빠를 즐겁게 하려고 그랬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컴퓨터 언어를 포함한 각종 다른나라 말을 배우는 것이 취미 중 하나인 큰 아이에게
만다린을 해보라 했더니 계속 종알 거렸다. .. 진짜 중국 사람 같군.. 아빠 생일 선물로 좋네.. ㅎ

지난 주 딸아이는 서류 봉투와 편지 봉투 한 묶음 그리고 우표를 요청했고
그 날밤 부터 며칠 간 아이는 프린터를 옆에 끼고 문서 작업에 들어갔다.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 아이가 저 혼자 지원서 작성하고 자기 소개서 작성하고,
자기가 이제까지 이뤄온 학업 성취 및 각종 활동에 대한 상세 사항들을 list up 하고,
선생님들께 추천서 의뢰하고.. 마지막으로 골치 아픈 에세이를 완성하고선
학교 교장이 추천 가능한 열두곳에 대학 장학금 지원서 작성을 끝냈다.
그리곤 바로 심한 몸살 감기가 걸려 버렸다.

막연히 수학을 하겠다던 큰 아이는 최근들어 '뇌'를 공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
아마도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사람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나도 아주 잠시 뇌생리학을 공부한 적이 있어서
그 쪽 분야가 매우 흥미 있고 아직 미개척인 분야가 많다는 것도 조금은 알고 있다.
얼마나 골치 아픈 분야인지도..

대학에서 수학으로 시작하면 이후 꽤 폭넓은 분야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녀석이 뭔가에 자극을 단단히 받은 게 분명하다. 화학과 biology 쪽도 꽤나 흥미있어 하고 있으니
어느 분야든 제 하고 싶은 걸 찾았다면.. 참 다행인거다.



Georges Moustaki-Il y'avait un jardin


내 여행때문에 가족들이 다들 너무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생일날 아침..
birthday candle의 불을 단번에 확~ 꺼버리자 아이들이 환호을 올렸다. 와우~

둘째는 케익을 먹자마자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엎어져 버렸고..
큰 아이는 두손을 모아 하트를 만들면서 날 환송했다.
겨우 하루 여행이지만 딸아이의 사랑스런 환송을 받으며 집을 떠나는 기분이 무지 좋았다. ㅎ
.. 자주 떠나야 겠군.. ㅋ

그리곤 하루종일 무스코카의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아이들 생각, 집 사람 생각 그리고 캐나다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캐나다의 장엄하면서 거대한 자연은 이렇게 수백 킬로를 달려 좀 높은 곳에 오르지 않으면
제대로 느껴보기 힘들다. 주로 평야 지대인 이곳 동부 온타리오 주에서는..

올해는 단풍이 일찍 들기 시작해 예년에 비해 그리 색상 조화가 덜 화려하다 함에도 불구하고
산자락이 아득히 끝없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흐드러 지게 물든 단풍 나무들과 자작나무 그리고
각종 활엽수들이 이루는 장엄한 아름다움은 나로 하여금 자연스레 심호흡을 하게 했다.

수백만개의 호수를 가진 캐나다.
이곳 온타리오 주에서만도 십만개가 넘는 제대로 이름을 가진 호수들이 있다.

이곳 무스코카 지방은 Cottage (별장) 들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휴양촌으로
오늘 잠시 점심을 먹으로 들렀던 헌츠빌(Huntsville) 은 몇달 전 G20 와 함께 열렸던
G7 정상 회담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과 같은 단풍 철 뿐 아니라 겨울에는 이곳에서 오타와 까지 500 킬로의 구간에
스노우 모빌 도로를 유지할 정도로 눈이 엄청나게 내리기도 한다.

또 이곳에서 시작된 산맥이 수백 킬로 남으로 향해 나이아가라를 넘어
미국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동부에서 보기 드문 구릉 지대를 이루며
장관을 형성하는 아름다운 지역이다.

캐나다의 대표적 야생동물인 무스(Moose)를 비롯하여,
곰, 사슴 그리고 붉은 여우등 수 많은 동물 들이 보호를 받으며 자라나는 곳이기도 하다.

캐나다 로키의 산맥 주변이나 이곳 자연 공원내의 동물들은 세상에서 가장
넓고 편안한 서식지를 가진 행복한 녀석들임에 분명하다.


저 아름다운 숲에서는 많은 동물들이 자연 생태계의 먹이 사슬대로 개체 수를 적절히 유지해 가며
또 필요한 경우 인간들의 적극적 보호와 지원 속에 편안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름들이 소나무 수종의 벌목을 위해 벌목공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던
이곳 알곤킨(Algonquin) 주립공원은 벌목과 농작이 금지되고
야생동식물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1893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워낙 많고 깨끗한 호수와 호수를 탐사해 볼 수 있는 카누 투어가 유명하기도 한데,
몇일 동안 캠핑을 해가며 즐기는 카누 트레일은 이곳 캐나다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보내는
인기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자그마치 총연장 1,000 km 의 길이의 카누 트레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자작나무도 연노란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한다.

알곤퀸(Algonquin)은 오타와와 퀘벡주에 살았던 인디언 부족을 칭하는데
그들 말의 뜻으로는 '자작 나무 껍질로 카누를 만들 수 있는 사람..' 이란 뜻이라 한다.

인디언들은 자작나무 만큼이나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를 가졌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아직 어렸던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인디언이었던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말해준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단단해진단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 뿐이다. "


너무나 깨끗한 이끼가 소담스럽게 자라나고 있는 바위를 보자 괜히 반가웠다.
그 폭신한 이끼에 대한 어린 시절 기억이 좋아서였을 것이다.

포자식물인 이끼는 인간이 지구상에 태동하기 훨씬 전부터 지구상에서 살아오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오래된 존재에게서 느끼는 푸근함.. 일 수 도 있겠다.












다음은 피터와 떠나는 무스코카에서의 카누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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