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2012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Cavalleria Rusticana



특정 나라에 대한 동경이나 환상은 정확한 정보나 이성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의 특별한 기억이나 자극 혹은 假定的 판단에 따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지구 상의 많은 나라를 다녔었지만 아직 이태리를 가본 적이 없는데..

단테, 갈릴레이 갈릴레오, 피사의 사탑, 오 솔레 미오, 스파게티, 파바로티.. 뭇솔리니.. 마피아, 파게티 웨스턴.. 시네마 파라디소, 앤니오 모리꼬네.. 움베르또 에코.. 이태리와 연관된 많은 이미지와 사실, 역사, 위인, 악당.. 음악 그리고 영화가 있었다.

아직 가보지 못했던 이탈리아 라는 추상체가 나와 가장 많이 공명되어 왔던 것은 음악이나 영화 그리고 문학등의 정서적, 문화적 토양이었는데 결국 내가 그려놓은 이 나라에 대한 어떠한 이미지에 결부되는 사항들이 capture 될 때마다 가중치가 계속 더 강화되어가는 그러한 과정이었을 것이다.
가령..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라는 지극히 달콤한 문장에서 프랑크프루트 시장에서 사먹은 속이 빨간 지중해 오렌지를 떠올리며 지중해의 지는 해가 얼마나 아름다울지를 실컷 상상해 보는 것.. 그래서 그 생각 이후의 이태리는 더욱 더 매력적인 나라로 다시금 각인되고.. 뭐 그런거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Cavalleria Rusticana: Gli aranci olezzano ..nei campi...


삐에트로 마스까니의 음악을 대하면 그가 태어난 나라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음악이 있게 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중해에 대한 환상을 품지 않을 수 없는거다.

 


지중해.. 라는 이름의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를 보고 나면 이태리 인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기를 하고 싶어 질지 모른다.
뭇솔리니 시절의 그 오합지졸 군인들이 하는 짓들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군인이 아닌.. 그저 군복 패션의 옷을 입은 듯한 이태리 군인들을 보는 게 참 즐거웠다. 참 군복이 어울리지 않는 민족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 나온 돌아이 뭇솔리니는 그 것도 모르고.. 어쨌든, 영화를 통한 이런 색다른 감동에서도, 아, 역시 이태리 인간들이로세.. 하며 그 나라에 대한 점수를 올리게 된다.


영화 지중해

종로의 어느 소극장에 혼자 앉아 키득거리며 본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 아.. 이태리 언제 가보나.. 했었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가지는 이태리의 깊고 아름다운 정서는 내 느낌이 굳이 공유될 필요도 없다..





엄청난 나라 빚에 쪼들리고 넘쳐나는 실업자에 마땅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태리 이지만, 또 황당무계하고 음란하기 짝이 없는 수상 아래의 우스꽝스러운 정부, 지극히 높은 부패 지수, 그리고 마피아의 검고도 찌지구리한 손들이 도처에 작용하고 있고 뭔가 스마트하고 쿨하고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라지만.. 더구나 그 아름답다던 나폴리가 고모라에 의해 쓰레기 천국의 공포의 시궁창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지만..  푸른 하늘 아래 지중해라는 역사적이고 신화적인 바다와 함께 해오는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은 이태리를 향한 나의 가상적 열정을 식게 만들 수는 없는 것 같다.



ch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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