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2011

바람의 라이언.. 아들과의 데이트.. :-) , Flemingdon Golf Toronto Jun 27 2010



.. 우리 라이언이 운전하는 차 좀 타 봤으면 좋겠다. 빨리 면허 따~~!!
.. 아빠! 나, 열네살이야~~~ !

벌써 키가 180을 넘어가면서 마치 친구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둘째 녀석.
그래서 면허발급 가능 연령이 17세인 것도 깜빡했다.. ㅎ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걸 정말 싫어하는 라이언이 일요일 6시에 일어나
아빠 혼자 가기로 한 운동을 같이 가겠다.. 했다.

주로 집안에서 온갖 식충 식물을 키우거나..
IT 제품들은 물론 멀쩡한 카메라 까지 완전 해체한 후 부품들을 관찰하는 취미를 가진 녀석을..
작년 여름 얼르고 달래고 해서 겨우 골프 레슨을 받게 했는데..
지난 주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랑 필드에 다녀 오더니 골프에 취미가 단단히 붙었다.
평소같으면 일요일에 절대 일찍 일어나려 하지 않을 녀석이 따라 나선다고 하여 내심 쾌재를 불렀는데..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난 레슨 프로에게 배워서인지
녀석의 스윙은 내가 좀 부러워 할 정도가 되버렸다.

Ryan 이 머리결을 출렁이며 샷을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

난 아이의 너무 긴 머리카락이 싫었었는데.. 녀석의 키가 커지고 얼굴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긴 머리카락이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 플레이어이신 부친과 오래전 부터 동반 플레이를 하고 싶었는데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다 보니 이루어질 수 없었고,
이제는 캐나다에 살게되어 더 먼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내 아들 녀석과 함께 하는 행운을 누린다.
라이언은 아빠와 플레이 하는게 전혀 감격스러울 것이 없겠지만
난, 아들과 골프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다.

라이언이 어릴때 부터, 자전거도 같이 탔고, 롤러 블레이드도 같이 탔고,
수영도 같이 하고 등산도 같이 했지만.. 골프 라는 운동이 가지는 특성상,
주로 친구들이나 사업상 관계가 있는 지인들 끼리 즐겨오던 운동을
이제 아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빠른 세월에 한숨이 나면서도 대견하기 짝이없고
이렇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준 녀석에게 너무나 고마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이들과 아내는 캐나다에서, 난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내며 서로가 떨어져 있었던
1년반 동안의 답답하고 안타까웠던 기러기 시절의 심정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사이 훌쩍 커진 아이들을 공항에서 재회 했을때,
이 청년이 내 꼬맹이 아들이었는지 믿어지지 않았던 그 토론토 공항에서의 기쁨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아이는 물리적으로 엄청 자라났고, 난 아비로서의 소양이 부쩍 커진 거였다..
이제는 아이들의 잠자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헤어져 있었던 그리운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 좋은 약으로 작용하는 거다.

부모라고, 나이가 많다고.. 아이들 보다 언제나 성숙한 건 절대 아닌 것 같다.
아픔을 통해 배우고, 아이들을 보면서 배우고, 헤어짐을 통해 또 성숙해 지고..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이제는 이 아이들과 언제나 함께 할수 있는 날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잘 알기에..
아빠로서, 자식으로서의 역할적 입장에서의 대화를 떠나 아이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많은 감정을 교류하고도 싶고, 비슷한 취미도 같이 살려 보고도 싶고.. 이렇게 운동고 같이 하고 싶은 거다.


자기가 친 공이 쭉 뻗어 그린 위에 안착되는 모습을 본 라이언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ㅎ

라운딩이 끝나고 사진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체형이나 스윙 모습이 녀석의 작은 아빠, 즉 내 동생과 너무나 닮아서 놀란다.. ㅎ

싱글 플레이어인 내 동생의 스윙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토론토 인근에서 이곳 플레밍든 클럽의 핫도그가 제일 맛있다고 아빠가 허풍을 떨었더니
녀석은 저 큰 핫독을 두개나 먹었다.

요즘 난 아이들이 잘 먹는 게 무엇보다 기쁘고 고맙다.
뭐든지 잘먹고, 잘자면서, 하고 싶은 뭐든 열심히 해 가면 더 바랄게 없는 거다.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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