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2014

철새는 날아가고.. , Veregin SK Sep 14 2013



 이제 곧 첫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하늘은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로 까맣게 덮힐 것이다.

때가 오면 움직여야 하는 것..
그 때를 놓치거나, 때가 왔음을 모르거나, 때와 왔음에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철새들는
영하 오십도까지 내려가는 이곳 겨울의 강추위속을 맴돌다 얼어 죽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토론토에서 이곳으로 온지 벌써 일년이 훌쩍 넘어 간다.
세월이라니..

수만평, 수십만평.. 아니 수백만평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이곳의 대 지주들은
하루 하루 해가 뜨고 지는 시간, 하늘을 떠가는 구름들의 모습과 노을의 모습,
그리고 바람의 세기와 습도를 온 몸과 경험으로 재고 느끼며 세월과 부드럽게 교류하며 살아간다.

때가 오면 씨를 뿌리고, 때가 되면 추수를 하고..
때가 아니면 '때' 였던 시절을 이야기 하며 다시금 때를 기다린다.

때가 되면 날아갈 곳이 있는 철새도 멋지고..
때가 아니면 그 때를 기다리며 느긋함과 한가로움을 즐기는 농부들도 멋지다..


때를 아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무력이 조성되면 때가 온 것이고, 권력이 쌓이면 때가 온것이고, 금력이 차면 때가 온 것일 뿐인가..

은둔자들의 때는 겨울이 다가온다고 떠날 차비를 자릴 수는 없는 것.

얼리 어댑터들이 선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 그리고 강력한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한참 늦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래거드 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분석과 인내, 그리고 우직함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의 움직임을 보며 가야할 방향과 때를 정하는 지 모른다.
사실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는 대중 자체가 서로가 서로를 탐색하며 한발짝 씩 움직이는 무의지체 일지라도
그 전체 그룹의 움직임 속에 있다는 사실은 편안함과 위로를 주고, 왠지 모를 희망이 싹트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자연의 때와 함께 살아가는 이곳  농부들의 투박하고 소박한 모습에서 대지의 향기가 난다.
수십 밀리언의 거농들의 하루 하루는 그들 삶의 전부인 계절과 대지 그리고 그 하늘 빛의 조화와 함께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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