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2011

잘 살고 있다.. 떠들지 마라.. , District 9



남아공의 아파트헤이드 시절의 Xenophobia 및 인종분리주의를 테마로 한 소설
District Six 를 모티브로 좌초된 외계인 집단의 인간 도시에서의 수십년간의 공존,
그에 따른 사회병리학적 문제와 갈등, 폭력을 다룬
이제까지의 에일리언 류의 영화와는 다른 설정의 외계생물체들이 등장하는 SF 스릴러..

좋았다!
영화로서든.. 심각한 생각의 거리(meat of thought) 로서든..  


후반부에 느닷없이 트랜스포머 식의 로봇이 등장해 헐리웃 람보 스타일로
마구 쏴대는 것이 거슬리긴 했지만 닐 브롬캠프 감독의 기발한 컬트적 상상력이
현실적 디테일에 녹아든 대단한 작품이었다.

2009년 제작된 영화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중3 짜리 아들 녀석의 코멘트도 있었는데,
이제 까지 영화나 소설 속에서 그려져 왔던 외계인에 대한 파라다임을 단번에 뒤바꿔 놓는 
Neill Blomkamp 감독의 심각한 장난기 혹은 인류에 대한 애정어린 협박이 마음에 들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인류가 지속적으로 모니터 해오고 있는 태양계..
그리고 20 광년 너머, 태양계와 유사한 star system 에서 보다 한참이나 떨어진 어딘가에서
우주선 형태이던 우주 전함의 형태이던 어떠한 형식의 이동 수단을 동원하여
지구를 기웃거린다는 것 자체는.. 그 생명체들의 지능수준이나 그에 따르는 과학기술 수준이
우리 인류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남을 상식적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운석등에 묻거나 파묻혀 지구로 날아 떨어질 수도 있는
원시적 형태의 외계 생명체가 아니고서는..

반면, 아직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은 태양계 외부는 고사하고
천제 망원경등으로 아마추어들 조차도 관측할 수 있는
태양계 내부의 행성들 간에도 인간이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는 수준이라
좁은 지구내에서 어캐든지 지지고 볶고 자체적으로 사이 좋게 해결해야만 하는 것인데, 
얼마되지 않는 인류의 역사를 보건대.. 절대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우주를 자유롭게 나놀아 다닐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보이는 그들이
우주 어딘가의 존재할 자신들의 영역이 평화롭다면, 먼 지구 까지 날아와 기웃거릴 필요는 없다.

뭔가 자원이 필요하던가, 먹이가 필요 하던가..
무엇이던간에 지구인들의 운명에 반하는 목적으로
이 먼곳까지 날아와 뭔가를 물색중에 있을 것이 라는 생각이 지극히 상식적일 거다.
단지 호기심에, 휴식 삼아 떠돌다 아름다운 지구 모습에 경탄을 하며 돌아가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제 근육에 힘이 거의 다 빠져나가고 있는 스티븐 호킹 교수가
욕먹을 각오를 하며.. 과학계에서 제대로 왕따 당할 각오를 다지며
그나마 남아 있는 힘을 다해 말한다.

.. 우리가 여기서 살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지 마라..
.. 외계인들과의 접촉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으니..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온갖 악다구니 속에서 서로 쌈박질를 해대는 지구 인간들이지만
영화에서만은 로맨틱한 감상주의를 지향하는 고로..
ET 는 아직도 가장 잘 만든 영화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즉, 외계 지능체들과의 사이 좋은 공존을 바라고 있는 사람들이 대 다수인 것이다.

상황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 과정은 전혀 판이하지만
Ditrict 9 역시 ET 에서 처럼 주인공 인간과 주인공 외계인 間의 우정을 다루며,
평화적 공존의 끈을 놓지 않는다. 더 나아가 서로 손을 잡지 않으면 않되는 공생공멸의 관계다.

제 고향 별로 돌아가는 왕 프론(prawn)이 3년 뒤 돌아오겠다 했으니,
아마도 그쯤해서 개봉될 후편 혹은 3편에서 우리 주인공은 다시 인간으로의 易 전이가 일어날 거다..


  
괴짜 천재 감독 팀 버튼 역시 외계인에 대해 무지 건전하고 현실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그 역시 외계인들을 전혀 친밀한 존재로 다루지 않았다.

화성 침공.. 영화 자체가 각종 B급 SF 영화들의 패러디로
블랙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정치 풍자가 가미되어,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구 보다는 그들의 등장에 따라 반응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영화.

100억 예산 에 101억 벌어들여 겨우 손해를 면한 흥행 실적 역시 아슬 아슬 팀 버튼 감독답다. ㅎ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이 시리즈로 모든 걸 휩쓸었듯이
District 9 역시 이제는 District 10 으로 수용된 외계인들의 에피소드가 다시 나와야 되는데,
감독의 의지 만큼이나 피터 잭슨이 제작에 나설지..

3천만불 제작비에 3천7백만불 벌었으니 성공한 흥행은 전혀 아니지만
Rotten Tomatoes 에서 91% 의 비평가들로 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등 여러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작년 개봉 2주전 후편 District 10 에 대해 Neill Blomkamp 감독이 언뜻 이야기를 꺼냈고
올해 4월에는 10월 부터 촬영에 임한다 하였으나..
이후 촬영 개시일이 2년 후니 뭐니 하며 설왕설래 하고 있다.

...


이쯤에서 끝나면 좀 허전해지면서..
뒤에서 뭔가 꺽꺽~~ 거리며 빠른 속도로 따라올 것 같다.
그렇다.. 혹시 에일리언?  戰士 시고니 위버..??



1979 년 개봉된 Alien..

비평가들의 전폭적 호평과 더불어 박스 오피스에서도 대 성공을 거두며
이어지는 시리즈 역시 인기가 폭발하여, 급기야 2002년 미의회 도서관내 
국립 영화 보관소에 길이 남을 명화로 모셔지게 된다.

..문화적, 역사적 그리고 미학적으로 독보적인.. !.. 이란 온갖 찬사와 함께..

이후 프랜차이즈 소설, 코믹 북, 비디오 게임 및 온갖 캐릭터 산업의 콘텐트로서
각광을 받으며 미국의 엔터테인멘트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온갖 영예를 다 누리면서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 시킨다.

그리고 우리의 우아하고도 박력넘치는 시고니 위버(Sigourney Weaver).. 
여전사의 이미지 완전히 굳힌다.

장난감 같은 달콤하기만 할 것 같은 디지털 세대의 안젤리나 졸리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제대로 된 근육질의 아날로그 전사로 말이다.
 

...

.. 지구인들이여.. 잘 살고 있다.. 떠들지 마라..

라는 一聲 에 이에 좀더 절박한 톤으로,

 .. 우주 식민지 개척이 없이는 인류는 멸망할 수 밖에 없어..

라고 천기를 누설해 버린 우리의 착한 호킹 박사..


하지만 난 이런 넋두리 밖에 안나온다.

.. 젠장, 뭐이 실력이 되야 식민지를 개발하든 말든 하지..
.. 30년 정도 후부터는 지구 망가지는 소리가 마구 들리기 시작할텐데
   200년이면 너무 늦지 않나..??
.. 호킹 박사 당신 스스로 제발 좀 오래 살면서 뭔가 솔루션을 내놓던가..

.. global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되는데에만 해도 수십, 수백년 이상 걸리거나
   아마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 과학적 타당성이 충분히 검토되더라도 공학적 제반 기술들이 뒷 받침 되어야 하는
   실제 적용과 건설, 이주, 정착 까지에는 백년은 족히 넘어 걸릴 수 도 있겠다.

.. 그리고 누가 정착민이 되느냐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이별의 우주 정거장이 탄생하겠군..

.. 그 사이 우리의 후손들 중 경쟁력이 좀 모자라는 계층들은 사라지고 말수도 있겠군.


영화에서는..
그의 말대로 우리의 상용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Nostromo) 호는
지구에선 이미 고갈된 수백만톤의 광물을 싣고 혹성 Thedus 에서 지구로의 귀환길에 오르는데.. 
이름모를 소혹성으로 부터 전파를 감지한 화물선의 중앙 컴퓨터는 동면에 들어간 승무원들을 깨우게 되고,  혹시나 새로운 광물이 발견되지나 않을 까 하는 자본가적 욕심에 지구에 있는 회사의 관리자는 착륙을 명한다.

이로서 에일리언 시리즈는 1979, 1986, 1992 년 trilogy 로 이어지는 장구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의 내용과 비주얼들에 대한 긍정적 논란 거리가 한 두가지 아니였지만..

대학 시절 논현동의 어느 3류 극장에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게 된 
에일리언 1 에서의 알을 발견하게되는 장면에서의 전율을 잊을 수 없다.

막연히 가지고 있었던 외계 생명체에 대해 구체적 실상 처럼 제시되었던 이 영화는
영화를 보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다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온갖 기생충에서 부터, 수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 와 바이러스의 아늑한 숙주 역할을 하는
인간의 몸 속에 에일리언의 알 이라고 품지 못하리란 법은 없는데..
시고니는 마치 터미네이터의 마지막 장면 처럼 마음 속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몸 속 에일리언과 함께 용광로에서 장렬히 녹아버린다.

...


이제까지의 에일리언 류의 영화들이 외계인들이 대단위로 침공하며
융단 폭격을 가한다거나, 한두 개체가 뚝 떨어져 나와 신출귀몰 수퍼 테러리스트 처럼
인간들을 괴롭히다 처단 당한달지..
혹은 에일리언 시리즈 처럼 die hardly 어딘가에 묻어 오거나
인간의 몸에 기생하며 은밀하게 인간과 대결을 벌이며 이야기가 전개 되오곤 했는데..
District 9 에서는 거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의 한 귀퉁이를 보란듯이 차지하고선
수용소화, 슬럼화 되어간다는 지극히 신선하고도 발칙한..
그러면서도 오히려 더 현실성 있는 설정으로 치닫는 것이다.


근데..
이들에 의해 인간이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루저 적 생각이 사실 더 들긴 한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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